MY 뉴스
주요뉴스 글로벌

트럼프 "쿠르드족의 이란戰 개입 안 원해…지상군 투입, 나중엔 할 수도"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쿠르드 참전엔 선 그으면서도 지상군 투입 여지는 남겨
이란 여학생 초등학교 폭격 책임 두고선 "이란군 오폭탓"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주일을 넘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과 관련해 이란 핵시설 확보를 위한 미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하는 한편, 이란 공격을 준비 중인 쿠르드 전사들의 참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전쟁 확전 시나리오를 둘러싼 혼선을 키우고 있다. 최근까지 쿠르드 무장 세력의 이란 진입을 사실상 '환영'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발언이 잇따라 뒤집히면서 지상전 확대와 정권 교체 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이란과의 전쟁 과정에서 전사한 미군 6명의 유해 운구식에 참석한 뒤, 플로리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르드족이 이란에 들어가길 원하고 있지만 나는 그들에게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복잡하다"며 "우리는 쿠르드족이 다치거나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 등을 통해 이란과 이라크 내 쿠르드 지도자들에게 이란 정권을 겨냥한 공격에 나서는 것을 사실상 지지해온 것과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계 쿠르드 세력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그들이 그렇게 하길 원한다면 나는 전적으로 찬성(all for it)"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쿠르드를 '대리 지상 전력'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피트 헥셋 국방장관과 함께 2026년 3월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미군 지상군 투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는 그럴 수도 있다(at some point maybe we will)"며 "지금은 그들을 초토화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그(지상군 투입)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지금 당장은 하지 않겠지만, 나중에는 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당장 지상군 파병을 결정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옵션으로 공개적으로 열어둔 셈이다.

미 정부와 군 내부에서는 이미 이란 내 핵시설·군사시설 제압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 속에 미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포함해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미군 최정예 제82공수사단 지휘부를 대상으로 한 주요 훈련 연습이 갑작스럽게 취소돼, 중동 파병을 포함한 이란전 투입 가능성을 둘러싼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남부 초등학교 폭격 참사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의 한 여자 초등학교가 공격을 받아 150명 이상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이날 "내가 본 것에 따르면 그것은 이란이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이 이란에 의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알고 있듯 탄약이 매우 부정확하다. 정확도가 전혀 없다"고 말해, 이란군의 오폭 탓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같은 질문에 "조사 중"이라고만 답해, 공식 입장을 유보한 상태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영상·위성사진 분석 등 시각 자료를 근거로 이 공격이 인근 해군 기지를 겨냥한 미군 공습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학교와 인접 혁명수비대 해군 기지가 거의 동시에 타격을 받아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며, 당시 해당 기지를 목표로 미군이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러시아의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란에 군사·정보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런 징후는 없다"며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이란을 지원하고 있다고 볼 만한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보당국과 동맹국들은 러시아·이란 간 군사 협력 가능성에 주목하며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어, 향후 상황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여지는 남아 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 교체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이란과의 평화 협정이나 타협에 관심이 없다"며 "이란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내가 직접 이란의 차기 지도자를 선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의 '다음 지도자' 선출 과정에 직접 관여해, 이란 정권을 사실상 교체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히며, 이란 내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논란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한편 전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길 거부했다. 그는 전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전쟁 기간을 "4~6주"로 예상한 데 대해 별도의 언급을 피하면서 "시간표를 말하고 싶지 않다"고만 답했다.

쿠르드 무장 세력의 역할과 지상군 투입 여부, 정권 교체 구상이 뒤엉킨 가운데, 이란 전쟁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쿠웨이트에서 전사한 미 육군 제103 지원사령부 소속 장병 6명의 유해에 대한 '디그니파이드 트랜스퍼'(엄숙한 유해 이송식)가 2026년 3월7일 델라웨어주 도버에서 거행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dczoomin@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