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가 삼성전자 노사의 특별성과급 잠정 합의에 대해 주주총회 의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피하기 위해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특별성과급 재원을 회사 성과와 연동한 것을 두고 주주권 침해 논란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22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성과, 즉 영업이익을 비롯한 회사 손익을 재원으로 주주가 아닌 자에게 일률적으로 분배하는 모든 시도는 상법 제462조의 강행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삼성전자의 지난 20일 노사 잠정 합의안을 문제 삼았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별도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고, 지급률 상한은 두지 않는 구조다.
주주운동본부는 이 같은 성과급이 노사 합의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임금 또는 근로조건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임금은 노무 제공의 반대급부로서 노사가 그 액수와 산정 방식을 합의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회사의 성과는 회사의 이익으로서 그 처분권은 상법상 주주총회에 전속된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회사 손익을 변수로 사후 산정되는 보상은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주주운동본부는 "경제적 부가가치 산식에 따른 성과인센티브조차 임금성이 부정되는 마당에, 영업이익을 비롯한 회사 성과 그 자체를 재원으로 하는 보상은 임금·급여·수당 등 노무의 대가를 지칭하는 용어로 포장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단체는 노조와의 대립이 목적은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노동조합과 경영진이 합의한 성과배분안에 대해 양측이 함께 주주를 설득하고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승인을 받는다면 절차적 하자는 모두 치유된다"며 "무효확인의 소 또한 진행의 실익을 잃게 된다"고 했다.
또 삼성전자 임직원을 향해 "주주는 직원의 적이 아니다"라며 "경영진이 성과배분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즉시 상정한다면 직원 여러분께서 직접 주주에게 설명하고 설득해 달라"고 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일대에서도 집회를 열고 노사 합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및 무효확인 소송을 예고했다. 이날도 주총 의결 없이 성과급 지급 절차가 진행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주재한 추가 교섭 끝에 2026년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예고했던 5월 21일~6월 7일 총파업은 일단 유보됐다. 다만 특별성과급의 법적 성격과 주주총회 의결 필요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면서 노사 합의 이후에도 후폭풍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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