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22일(현지시간) 정책 성명에서 완화 편향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문을 열었다. 한때 금리 인하를 강력히 옹호하던 월러 이사의 매파 합류는 이날 취임을 앞둔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에게 부담을 가중시켰다.
월러 이사는 이날 독일의 한 경제 포럼을 앞두고 배포한 연설문에서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4월 3.8%를 기록하고 재화·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정책 성명에서 '완화 편향' 문구 삭제를 지지한다. 향후 금리 인하가 금리 인상보다 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다만 월러 이사는 현 시점에서 금리 인상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치로 돌아가는 신호를 보일 때까지는 현 정책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월러 이사는 "다음 행보가 인상이든 인하든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추가 조정의 범위와 시기에 관한 문구 삭제는 이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안정화 조짐을 보이는 점도 매파 전환의 이유로 들었다.
월러 이사는 또 "노동시장 약화 전망이 향후 몇 달간 통화정책을 이끌어야 할 지배적 요인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그가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을 내놓은 핵심 근거였던 노동시장 우려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월러 이사의 발언은 시장의 베팅을 즉각 금리 인상 방향으로 옮겼다. 시장 참가자들은 10월 회의까지 25bp(1bp=0.01%포인트(%p)) 금리 인상 확률을 약 3분의 2로 반영했다. 9월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의 50대 50 수준이 됐다.
월러 이사의 발언은 같은 날 취임을 앞둔 워시 신임 의장이 직면한 딜레마를 더욱 부각시켰다. 이날 월러 이사의 연설문은 워시 의장 취임 선서식이 열리기 1시간 전 연준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월러 이사는 제롬 파월 전 의장의 후임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최근까지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워시 의장이 금리 인하를 주도할 것으로 보았지만 이제 그는 오는 6월 16~17일 첫 회의에서 매파적 방향으로 첫 정책 성명을 밀어붙이라는 동료들의 강한 지지에 직면할 수 있다. 4월 회의에서 이미 3명의 연준 인사가 완화 편향 문구 변경 지지로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연준은 지난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으며 내달 16~17일 워시 신임 의장 체제하의 첫 회의에서도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