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뉴스핌] 남정훈 기자 = 키움이 또 한 번 아쉬운 1점 차 패배를 떠안았다. 단순히 전력 차이나 경기력의 열세 때문만은 아니었다. 경기 곳곳에서 드러난 베테랑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과 기본 플레이 미흡이 결국 패배의 원인으로 이어졌다.
키움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과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3-4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키움은 3연패 수렁에 빠지며 시즌 성적 21승 1무 37패를 기록했다. 더욱 뼈아픈 부분은 최근 3연패가 모두 한 점 차 패배였다는 점이다. 조금만 더 집중했다면 충분히 결과를 바꿀 수 있었던 경기들이었다.
현재 키움은 리그에서도 베테랑 선수 비중이 높은 팀으로 꼽힌다. 내야에는 서건창, 안치홍, 최주환 등이 있고 외야에는 이형종과 임병욱이 버티고 있다. 모두 각 구단을 대표하던 선수들이자 풍부한 경험을 갖춘 자원들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1번부터 5번까지 상위 타선 평균 나이는 33.7세에 달했다.
베테랑은 단순히 기록만 생산하는 존재가 아니다. 젊은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연패에 빠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날 잠실구장에서 보여준 모습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경기의 흐름이 갈린 첫 장면은 1회초 공격에서 나왔다. 2사 1루 상황에서 이형종이 타석에 들어섰다. 이형종은 3루수 땅볼을 기록했고 평범하게 이닝이 종료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두산 3루수 안재석의 1루 송구가 다소 불안하게 이뤄지면서 틈이 발생했다. 그 사이 1루 주자 서건창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통해 2루까지 진루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3루수에서 1루로 공이 향하자 두산 2루수 오명진이 곧바로 1루 베이스를 향해 송구를 연결했다. 이형종이 끝까지 전력질주했다면 충분히 세이프 판정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형종은 마지막까지 속도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결국 아웃되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만약 이형종이 전력질주를 했다면 2사 1, 2루로 공격이 이어질 수도 있었다. 상대 수비가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추가 기회를 만들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일한 주루 플레이가 나오면서 좋은 흐름은 그대로 끊어졌다.
특히 팀 중심을 잡아줘야 할 베테랑 외야수의 이러한 모습은 경기 흐름뿐 아니라 후배 선수들에게도 좋지 않은 메시지를 남길 수밖에 없다. 상대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을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보여야 했지만 이날은 반대였다.
수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졌다. 3회말 2사 3루에서 두산 정수빈이 때린 타구는 크게 바운드되며 1루 방향으로 향했다. 1루수 안치홍이 점프 캐치에 성공하며 이닝 종료가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실수가 발생했다.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와야 할 투수 하영민의 움직임이 늦었던 것이다.
내야수들이 타구를 처리한 뒤 투수는 즉시 1루 베이스를 커버해야 한다. 야구에서 가장 기본적인 수비 동작 가운데 하나다. 안치홍은 공을 안정적으로 잡았지만 하영민의 베이스 커버가 늦어지면서 정수빈이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결국 타자 주자가 살아났고, 3루 주자는 홈까지 들어오며 실점으로 연결됐다.
기록상으로는 단순한 내야안타와 타점으로 남지만 실제 내용은 달랐다. 정상적으로만 수비가 이뤄졌다면 이닝을 마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투수의 집중력 부족이 실점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결국 이 점수는 경기 결과를 결정짓는 치명적인 한 점이 됐다. 키움은 최종적으로 3-4로 패했고, 결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던 실점 하나가 승패를 갈랐다.
올 시즌 키움은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함께 팀을 이끌고 있는 구조다. 서건창은 한 시대를 대표했던 리드오프였고, 안치홍은 통산 2000안타를 바라보는 정상급 내야수다. 이형종과 임병욱 역시 오랜 기간 KBO리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외야 자원들이다. 선발 투수 하영민도 2014년에 데뷔해 10년 동안 히어로즈를 위해 뛴 원클럽맨이다.
이처럼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라면 경기 중 실수가 나오더라도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후배들이 흔들릴 때 앞장서 분위기를 바꾸고, 몸을 던지는 플레이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오히려 베테랑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아쉬움이 드러났다. 전력질주가 부족했던 주루, 한 박자 늦었던 베이스 커버, 아웃카운트 하나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수비가 연이어 나오면서 팀 전체 집중력도 흔들렸다.
키움은 최근 몇 년간 리빌딩과 세대교체를 병행해왔다. 실제로 젊은 선수들이 팀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베테랑들의 역할은 단순히 성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경기 태도와 준비 과정, 수비 위치 선정, 주루 플레이 하나까지 모두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연패를 끊고 팀 분위기를 바꿔야 할 책임은 결국 베테랑들에게 있다. 젊은 선수들이 흔들릴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럴 때 가장 먼저 몸을 던지고, 가장 먼저 전력질주하며, 가장 먼저 기본기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들은 경험 많은 선배들이다.
잠실에서 열린 6월 5일 두산전은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주루와 수비, 그리고 경기 태도에서 드러난 느슨함을 어떻게 바로잡느냐가 키움의 후반기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