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미국 주가지수 선물 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주 급락했던 반도체주가 이틀 연속 반등세를 이어간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합의 가능성이 부각되며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다만 AI(인공지능) 반도체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둔 시장 과열 논란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미 동부시간 오전 8시 20분(한국 시간 오후 9시 20분) 기준 S&P500 E-미니 선물은 0.41%, 나스닥100 E-미니 선물은 0.82% 상승했다. 다우존스 E-미니 선물은 0.18% 올랐다.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는 반도체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마이크론(MU)은 4% 넘게 상승했고 ▲브로드컴(AVGO) ▲마벨 테크놀로지(MRVL) ▲퀄컴(QCOM)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전날 6% 반등한 데 이어 이날도 2%가량 상승했다.
반도체주는 지난주 브로드컴의 실망스러운 전망과 밸류에이션 부담 우려가 겹치며 급락했다. 특히 SOXX는 지난 금요일 10% 폭락하며 최근 6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이틀 동안 약 20%, 퀄컴은 하루 만에 11% 급락했지만 이번 주 들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에 나섰다.
◆ 중동 긴장 완화에 유가 하락
시장 분위기를 개선시킨 또 다른 요인은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2~3일 내 성사될 수 있다"며 합의가 이뤄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도 즉시 재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이후 상호 공격을 중단했다고 밝혔고, 국제유가는 2% 가까이 하락하며 전날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이란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군사작전을 계속할 경우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란 및 헤즈볼라와의 충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혀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아시아 증시도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 넘게 상승했고 코스피는 8% 이상 급등했다. 중국 CSI300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상승 마감했다.
◆ "AI 랠리 지속 가능성 의문"
일부 전문가들은 AI 중심의 기술주 랠리가 지나치게 과열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GQG파트너스의 브라이언 커스맨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이라며 "현재 반도체 업종의 가격 상승은 일부 상품 시장에서 나타나는 과열 양상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캐피털닷컴의 다니엘라 해손 수석 시장 분석가도 "AI 투자와 실적 성장이라는 강세장의 핵심 동력은 여전히 살아 있지만 나스닥이 두 달여 만에 30% 이상 급등한 만큼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지정학적 위험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 상태다. 시장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 오픈AI IPO 신청…스페이스X 상장 앞두고 기대와 경계
AI 투자 열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비공개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앤트로픽도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기업가치 1조7500억달러를 기준으로 750억달러를 조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 IPO를 앞두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대형 AI 기업들의 잇따른 상장이 기술주 강세장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AI 열풍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한편 데이터센터 기업 ▲어플라이드 디지털(APLD)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와 15년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해 약 52억달러의 매출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10% 이상 급등했다.
또 암 치료제 개발업체 ▲누발런트(NUVL)는 영국 제약사 GSK가 106억달러 규모 인수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40% 가까이 폭등했다. 이번 거래는 최근 수년간 GSK의 최대 인수합병(M&A)으로 평가된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최근 급등했던 미국 국채 금리는 이날 상승세를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54%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으며, 30년물 금리는 5.02%로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연준의 금리 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4.141%로 전날 대비 소폭 하락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