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9일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에 대해 "전원합의체 심리조차 생략한 채 일반 사건보다도 촉박하게 시간에 쫓기듯 상고를 기각한 것은 사실상 사법부의 최고심으로서의 기능을 방기한 '심리미진'이자 사법의 정치화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최고법원인 대법원이 이처럼 중대한 사건을 충분한 심리 없이 종결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헌법상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형사소송법상 군사상 비밀장소 압수수색 제한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에 대한 직권남용죄 적용 ▲외신용 프레스 가이드(PG)에 대한 직권남용죄 적용 등을 중대한 법리 쟁점으로 꼽았다.
이어 "이번 사건은 국가 권력 구조와 국민 기본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고도의 헌법적 쟁점들이 다수 있는 사건으로, 마땅히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심도 있게 다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보호를 위해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해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툴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다음은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의 입장문 전문이다.
금일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중대한 법리적 쟁점들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변호인단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하여 대한민국 헌법의 근간인 법치주의와 영장주의의 관점에서 최고법원인 대법원이 이처럼 중대한 사건을 충분한 심리 없이 종결한 데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본 사건의 원심판결에는 다음과 같이 기존 대법원 판례 및 전원합의체 판례의 취지와 충돌하는 중대한 법리적 문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첫째, 헌법 제84조가 보장하는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의 범위에 '재임 중 강제수사'가 허용되는지 여부는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의 헌법적 지위를 수호하기 위한 고도의 헌법적 쟁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급심은 이에 대한 명확한 법리적 판단을 회피하였으며, 대법원 역시 이 심각한 법리적 전제를 완전히 묵인한 채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둘째, 공수처의 수사권 부존재와 법률유보원칙 위배의 문제입니다. 공수처법상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자의적으로 관련 범죄라 칭하며 수사를 강행한 것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의 전면 부인입니다.
셋째, 군사상 비밀장소의 압수수색을 제한한 형사소송법 제110조를 무력화했습니다. 관저나 청사 등 국가 안보 구역 내 압수·수색 시 책임자의 승낙을 받도록 한 강행규정을 왜곡하여 영장주의의 본질을 훼손했습니다.
넷째,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직권남용죄의 '개인적 권리'로 확대 해석했습니다. 헌법상 국가기관의 직무 권한인 심의권을 유죄의 근거로 삼은 원심의 판단은, 심의·의결 권한 침해를 직권남용죄의 '권리행사방해'로 구성하는 것을 제한해 온 기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다섯째, 외신 공보 활동(PG)에 관하여도 직권남용죄의 법리를 왜곡하였습니다. 대변인과 해외홍보비서관의 외신 공보는 대통령의 정치·외교적 입장을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통상적인 국가 운영의 일환으로서 정당한 직무수행에 해당합니다.
그럼에도 하급심은 일부 공보 내용을 '허위'로 단정하여 직권남용죄를 적용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그대로 확정함으로써 죄형법정주의와 엄격해석 원칙에 반하는 판단을 유지하였으며, 결과적으로 과거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소부에서 사실상 배척하였습니다.
여섯째, 대통령경호법상 경호구역 내 통제와 조치에 대한 직권남용죄 판단 역시 기존 판례에 반합니다. 대통령경호법에 근거한 경호·보안 목적의 조치와 직무권한 행사를 직권남용으로 단정한 하급심의 판단을 대법원이 그대로 확정함으로써, 동일한 직권남용죄의 법리를 대통령경호 분야에만 자의적으로 달리 적용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위 사안 외에도 하급심의 법리적 혼선이 명백하고 국가 권력 구조와 국민의 기본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고도의 헌법적 쟁점들이 다수 있는 본 사건의 경우, 마땅히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어 심도 있게 다뤄졌어야 합니다. 법령 해석의 통일성을 기하고 재판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본래적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심리조차 생략한 채 일반 사건보다도 촉박하게 시간에 쫓기듯 상고를 기각한 것은 사실상 사법부의 최고심으로서의 기능을 방기한 '심리미진'이자 사법의 정치화에 다름 아닙니다. 이는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입니다.
이에 변호인단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보호를 위하여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하여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툴 예정이며 모든 절차를 법과 헌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성실하고 책임 있게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도 향후 진행될 헌법재판 절차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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