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 통제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으나, 실제 해상 통행량은 전쟁 전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4척에 불과했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30여 척이 넘게 지나다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이마저도 11척은 이란이 관할하는 항로를 이용했다. 해협 통과량은 지난 6월 하루 평균 33척, 7월 26척에 이어 이란의 공격 재개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란은 대규모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선사들과 선장, 보험사들에 "공격받을 수 있다"는 공포심을 심어주는 방식으로 통항을 실질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레이첼 지엠바 비상근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실제 물리적 위험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세계 유조선 업체들 입장에서 위험 대비 실익(risk-reward)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8월 중 해협을 통과한 선박 절반은 이란 관할 항로를 이용했고, 나머지 절반은 위치 추적 장치를 끈 채 통과했다. 미 해군이 보호하는 오만 연안 미군 보증 항로를 이용한 선박은 166척 중 단 2척에 불과했다. 해상 위험 관리 업체 마리스스크(Marisks)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디미트리스 마니아티스 는 "오만 남부 회랑은 현재 신뢰할 수 있는 안전 항로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으며, 이란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현실과의 격차를 보였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6월 해협 개방 합의 파기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다시 봉쇄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호르무즈 봉쇄는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해상 전쟁 위험 보험료가 배 가격의 최대 10%까지 치솟으면서 대형 유조선 한 척당 통과 비용만 300만~1,000만 달러(약 42억 6천만~141억 9천만 원) 추가되는 등 물류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도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탄자니아 선적 화물선 선원 4명이 사망하는 등 중동 해상 봉쇄 여파는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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