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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의 양자컴퓨팅 기업 퀀티넘(Quantinuum, 종목코드: QNT)이 나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분기 성적표가 시장에 강한 신호를 던졌다. 12일(현지시간) 퀀티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27.97% 급등한 71.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6월 상장 첫날 형성됐던 68달러 수준을 다시 웃도는 가격으로, 상장 이후 두 달여간 롤러코스터 같은 흐름을 이어가던 주가가 마침내 안정적 반등의 계기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다른 양자컴퓨팅 기업들도 동반 상승했다. 아이온큐(IONQ)는 4.05%, 디웨이브 퀀텀(QBTS)은 2.52%, 리게티 컴퓨팅(RGTI)은 1.82% 각각 올랐다. 다만 이날 상승폭에서 퀀티넘이 단연 두드러졌다는 점은 시장이 이번 실적을 업계 전반의 훈풍이 아닌 퀀티넘 고유의 성과로 받아들였다는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 퀀티넘은
퀀티넘은 2021년 허니웰 퀀텀 솔루션스와 케임브리지 퀀텀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허니웰의 트랩드이온 하드웨어 기술과 케임브리지 퀀텀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되면서 완전 통합형 양자 기업이자 업계 최대 규모의 독립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허니웰 인터내셔널(HON)이 최대주주이며, 상장 이후에도 전략적 고객사이자 파트너로 남아 있다.
퀀티넘의 수직 통합형 플랫폼은 양자전하결합소자(QCCD)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양자 하드웨어와 미들웨어를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실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양자 컴퓨팅을 지향한다. 주요 제품으로는 헬리오스, 풀스택 플랫폼 넥서스, 양자 계산화학 도구 인퀀토, 암호화용 양자 난수 생성기 퀀텀 오리진 등이 있으며, 개발자 도구로 TKET·거피·램벡을 보유하고 있다. 제약, 재료과학, 금융서비스, 정부, 산업 등 다양한 시장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 상장 두 달, 널뛰기 장세 끝에 찾아온 반등
퀀티넘의 궤적을 이해하려면 상장 당시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퀀티넘은 지난 6월 초 공모가 주당 60달러로 나스닥에 입성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브룸필드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기존 프로세서로는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며, 인공지능(AI) 구현에 필요한 기하급수적 연산 도약에 활용될 기술로 평가받아 왔다. IPO 수요는 공모 물량의 20배를 넘어섰고, 회사는 공모 규모를 확대해 총 16억8000만달러를 조달했다.
실제 거래는 공모가보다 13% 높은 68달러에서 시작됐다. 상장 첫날 장중 한때 19%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60.38달러로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약 160억달러로 형성됐다. 이후 7월 6일 주가는 86.79달러까지 오르며 공모가 대비 40%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7월 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50달러 밑으로 밀려나 20% 넘게 하락하는 등 변동성 장세가 이어졌다.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주가는 다시 상장 초기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퀀티넘의 초반 밋밋한 주가 흐름을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었다. 올해 초 세 건의 양자 기업 상장이 이어지며 업계에 대한 관심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였고, 그중 자나두 퀀텀 테크놀로지스(XNDU)는 상장 첫날 15% 급등한 바 있어서다. 특히 퀀티넘의 상장 시점이 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미국 연방 자금 지원 발표 직후였다는 점에서 이런 대비는 더욱 두드러졌다. 한편 양자컴퓨팅 업계에서는 우회상장 방식의 기업공개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퀀티넘은 일반적인 공모 상장 형태를 택해 업계에 전례 없는 사례로도 주목받았다.
◆ 2분기 매출 279% 급증...가이던스도 컨센서스 상회
11일 장 마감 후 공개된 실적에서 퀀티넘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210만 달러 대비 279% 급증한 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추정치 76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초기 단계 기업 특성상 퀀티넘의 매출은 개별 계약과 이정표별 인도 실적에 크게 좌우되는데, 이번 분기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수요가 실적 호조를 견인하며 보다 예측 가능하고 반복적인 매출 구조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손실 폭도 예상보다 컸다. 조정 주당순손실은 28센트로 애널리스트 예상치(26센트)를 웃돌았고, 조정 EBITDA 손실은 전년 동기 4350만 달러에서 6830만 달러로, 조정 순손실은 4990만 달러에서 7310만 달러로 각각 확대됐다.
일반회계원칙(GAAP) 기준 수치는 훨씬 더 부진했다. 2분기 순손실은 5억9650만 달러로 전년 동기 5700만 달러의 10배를 훌쩍 넘어섰고, 영업손실 역시 5100만 달러에서 5억5500만 달러로 급증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손실 확대가 실제 영업 악화라기보다는 상장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비현금성 회계 비용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조직 개편에 따른 주식보상비용과 부채로 분류된 워런트의 공정가치 변동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항목별로는 매출원가 1030만 달러 중 약 630만 달러, 연구개발비 3억6700만 달러 중 2억9490만 달러, 판매관리비 2930만 달러 중 약 1720만 달러, 일반관리비 1억5190만 달러 중 1억2900만 달러가 각각 주식보상비용이었으며, 이를 합산한 총 주식보상비용은 4억4750만 달러에 달했다.
니테시 샤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 대부분이 상장을 계기로 한 일회성 소급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비용과 2021년 케임브리지 퀀텀 컴퓨팅 인수 관련 매입무형자산 280만 달러를 제외한 비GAAP 매출총이익률은 62%를 기록했으며, 샤란 CFO는 장기적으로 이 수치가 50% 이상을 유지하며 고부가가치 시스템·소프트웨어 비중 확대에 따라 더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이날 상장 후 처음으로 공식 연간 가이던스도 제시했다. 2026 회계연도 매출 전망치는 2800만~3200만 달러로, 중간값 기준 월가 예상치(2650만 달러)를 웃돈다. 아울러 현재 예약 현황과 수주 잔고를 토대로 2027년 매출이 2026년 전망치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시장이 예상해온 약 68%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2026년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20만 달러로 전년 동기(2120만 달러)보다 오히려 줄었다. 회사 스스로도 개별 계약 시점에 따라 실적이 크게 변동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이던스 중간값 기준 하반기에 약 1680만 달러의 추가 매출이 필요한 가운데 오라클(ORCL)과의 계약 같은 거래가 더 크고 반복 가능한 매출원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