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07-22 17:30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사법농단 최정점’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이 구속 179일 만에 조건부 석방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22일 오후 5시 5분쯤 수감 중이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빠져오면서 “지금 한창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제 신병 관계가 어떻게 됐든 달라질 것은 없다”며 “앞으로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취재진이 ‘일제 강제징용 판결을 지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묻자 “재판이 진행 중이라 더 이상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갈음한 뒤 승용차를 타고 자택으로 향했다.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보석을 직권으로 허가했다. 재판부의 이 같은 결정은 현실적으로 내달 11일 0시를 기해 마무리되는 양 전 대법원장의 1심 구속기간 만료 시점까지 심리를 끝낼 수 없는 데다, 검찰이 추가기소 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판부가 내건 보석 조건은 △보석 보증금 3억원 납부 △경기도 성남시 자택 주거지 제한 △사건관계자와 연락 금지 등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월 2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맡은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상당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증거 인멸의 우려도 있다”면서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보석 석방됨에 따라 23일 열리는 재판부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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