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2-02-13 14:32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물밑에서만 떠돌던 야권의 후보 단일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만 안 후보가 단일화 방식으로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 같은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을 제시했고, 국민의힘이 이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단일화 줄다리기는 투표 용지 인쇄 전까지의 '2라운드'로 이어지게 됐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먼저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돼든 서로의 러닝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안 후보는 "그때 합의한 방식과 문안이 있다. 따라서 단일화 경선 방식을 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이유가 없다"며 "상식에 기반해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당 합의한 기존 방식을 존중하면 윤 후보 말씀대로 짧은 시간 안에 매듭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밝힌 야권통합 원칙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긍정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안 후보가 '국민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먀 "안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과 대의를 존중해 야권통합을 위한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윤 후보는 열린 마음으로 안 후보와 야권통합을 위한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단일화를 두고 끝까지 대립을 이어간 바 있다.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단일화하기로 합의를 했음에도 '후보 적합도 방식' '후보 지지도 방식' 등 문항과 여론조사 방법 등을 두고 끝까지 다퉜다.
결국 양 후보가 한발씩 물러나며 극적 합의를 이뤘고 본투표에서 오세훈 단일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18%p가 넘는 차이로 크게 승리한 바 있다.
안 후보는 당시의 경험을 살려 같은 방식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윤 후보 측의 입장이 그때와 달라 추후 협상에서의 난항이 예상된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에 대해 "서로 신뢰하고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되는 것"이라면서도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그런 지난한 협상이라면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 추진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협상하라고 하면 그런 건 안 하겠다"며 "(단일화를) 하게 되면 느닷없이 전격적으로 하는 것이지, 이를 오픈해서 사람들 보는 앞에서 하면 진행이 되겠나"라며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