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보류 조치함에 따라 하나지주와 외환은행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승인 보류를 통해 외환은행 인수 문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지주에는 불확실성의 확대라는 '악재'로 평가되는 반면 외환은행 소액 주주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하나지주가 이미 펀딩을 마친 상태인 만큼 현재 보유 중인 자금과 주가 발행 등은 더 복잡한 어려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영증권 임일성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의 보류 조치를 통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장기화될 것"이라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지연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M&A 프리미엄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과 론스타간 외환은행 매매계약 만료시점이 5월 24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그는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다른 금융지주사에 매각이 쉽지 않고, 매수 주체를 다시 찾기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재계약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지만 재계약을 한다고 해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최정욱 애널리스트도 외환은행 인수 승인 보류로 인해 하나금융지주 주가의 약세는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데 무게를 뒀다.
최 애널리스트는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보류되면서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된 불확실성으로 하나금융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며 "반면 론스타측의 배당 실시 가능성과 저평가 매력 부각으로 외환은행 주가는 단기간 반등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아직 희망의 끈이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닌데다 외환은행의 경우도 법원 판결 여부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최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과 론스타간 계약은 파기 수순으로 진행되기보다는 당분간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사태의 귀책사유가 수시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론스타에 있기 때문에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법원의 최종 판단이 없는 한 누구도 10% 이상 지분을 인수할 수 없어 론스타가 다른 매각 대상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치뱅크도 "외환은행 인수가 아직 실패한 것은 아니지만 금융위의 발표로 언제 승인이 날지에 대한 예측을 힘들게 만들었다"면서 도이치뱅크는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금융위원회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보류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 최선호주에서 제외했다.
나아가 은행업종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영증권 임일성 애널리스트는 "인수합병을 통한 산업 경쟁구도 재편이 어려워져 기대했던 업종 모멘텀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지연으로 은행업종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반면 외환은행에게 인수합병(M&A) 유보는 소액주주에게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증권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M&A이벤트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점을 감안, 외환은행 주가에 대한 디스카운트 팩터를 줄였다"며 "상황이 달라져 하나금융지주로의 피인수가 불확실해진 것은 외환은행 소액주주에게 호재"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2일 금융위원회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과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모두 보류했다.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법리검토에서 의견이 엇갈렸고, 사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현 시점에서 최종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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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