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휴대폰 제조사들이 애플의 집요한 특허 침해 소송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대부분 반도체나 가전, 부품업체에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특허전쟁이 애플로 인해 모바일 기기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최근 애플의 특허 소송을 보면 상당히 공격적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을 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생산하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줄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매달 특허 소송에 매달리고 있는 셈이다.
애플은 지난 4월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자사 아이디어를 모방했며 특허 소송을 시작, 현재 8개국 20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애플의 특허 소송으로 최근 갤럭시탭 10.1의 유럽 판매 금지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리면서 어느 한쪽이 무너지면 끝나는 이른바 ‘치킨게임’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집요한 특허전략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제조사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초기부터 최근까지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 업체인 삼성전자나 HTC, 모토로라가 애플 특허 소송을 업체간 주도권을 잡기위한 이례적인 관행이라고 생각하며 소극적으로 일관한 것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애플이 첫 소송을 제기했을 당시 “애플도 삼성의 협력업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만 2만7000건, 전담인력도 450명”이라며 특허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애플의 유럽 기습 소송에서 허를 찔리며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유럽을 빼앗기는 수모를 겪었다.
다른 제조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에는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가 애플이 미국 국제 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특허 2개를 침해했다는 소송에 대해 애플의 손을 들어주며 미국 수입 금지라는 위기에 내몰렸다.
또 모토로라는 지난해 10월부터 양쪽 모두 24개 특허 공방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의 유럽 소송에도 모토로라 태블릿PC ‘줌’까지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특허 전문가 플로리언 뮬러는 “삼성의 특허 중 상당수는 산업표준과 관련돼 애플 제품의 생산 자체를 막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유럽시장 규모를 고려한다면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의 향후 판매량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