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4명 타고도 언덕길 거침없어
내비·편의사양 보강…한국 소비자 겨냥
[뉴스핌=김기락 기자] 최근 방송 중인 MBC 주말드라마 ‘애정만만세’는 ‘조강지처’를 버린 강형도(천호진 씨)의 실타래처림 엉킨 인생을 잘 표현하고 있다. 조강지처(糟糠之妻)는 토요타 캠리에 대한 자동차 전문가들의 평가다.
캠리는 특별한 느낌은 없지만 수수한 매력으로 가득한 차다. 많은 장점을 갖추기보다 단 하나의 단점이라도 없어야 한다는 베스트셀링카의 기준을 잘 따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일 만나본 뉴 캠리는 이와 같은 ‘바른’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부산에서 여수까지 약 230km를 거쳐 이뤄진 뉴 캠리 시승회에서는 운전자 2명이 뉴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를 번갈아 탔다.
먼저 타본 차는 뉴 캠리 가솔린이다. 실내는 한결 멋스러워졌다. 한국토요타자동차와 LG전자가 공동 개발한 내비게이션을 더불어 화려해진 계기반에 눈길이 모아진다.
이 두 가지 요소는 뉴 캠리가 좀 더 한국 시장을 맞추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또 삼성전자 갤럭시탭 7.0에 토요타 커뮤니케이터 기능을 담았다.
토요타 커뮤니케이터는 토요타의 고객관리 콘텐츠·운전자-차량간 커뮤니케이션 노하우와 블랙박스, 차량 진단·관리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기기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이를 통해 뉴 캠리 출시 전부터 국내 소비자 배려와 마케팅 효과를 동시에 노린 것이다.
-뉴 캠리는 조강지처를 떠올리게 할 만큼 가고 돌고 서는 기본기에 충실한 차였다. 성인 4명이 탑승한 채 언덕길에서 시속 180km를 거침없이 올랐다 |
시승차는 2.5ℓ급 4기통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아 최고출력 181마력/6000rpm, 최대토크 23.6kg·m/4100rpm을 낸다.
엔진 배기량 대비 높은 힘이 아니지만 4기통 엔진 형식과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전체적인 효율을 높였다. 공인 연비도 12.8km/ℓ로 높은 편에 속한다.
부산을 출발해 거제도를 향한 거가대교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봤다. 시승차에는 운전자를 포함해 성인 4명이 탑승했다. 언덕길에서도 시속 180km까지 거침없이 올랐다.
특히 6단 자동변속기는 국산차와 비교 시 변속감이 매끄럽고 동력 전달이 정확했다. 정숙성은 무난한 수준. 실연비는 9km/ℓ 내외로 나타났다.
뒷좌석 공간도 넓어졌다. 앞시트 뒷면과 센터콘솔 디자인을 변경해 뒷좌석 중앙석 공간이 15mm 커졌다. 또 무릎이 닿을 만한 도어 내부를 원형 처리해 실제 공간감을 키웠다.
이어서 타본 캠리 하이브리드는 정숙성을 가장 높게 평가할 만하다. 고속 주행 시 바람을 가르는 풍절음과 타이어 소음이 줄어들었다. 소음을 흡수하고 차단하는 방음재를 적용한 덕이다.
또 트렁크에 배치한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뒷시트 쪽으로 이동해 트렁크 공간을 넓혔다. 트렁크 공간이 기존 390ℓ였으나 450ℓ가 됐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냉각수 펌프와 에어컨 컴프레서의 고무벨트를 없애고 전기모터를 사용, 연료 소비를 줄였다. 공인 연비는 23.6km/ℓ로 1등급이다. 친환경차 개발에 집중하는 현대·기아차가 또 한 번 자극받을 만한 기술이다.
뉴 캠리는 눈웃음치며 홀리는 재주가 애초부터 없었다. 대신 평생을 함께 할 조강지처를 떠올리게 할 만큼 가고 돌고 서는 기본기에 충실한 차였다.
다만 렉서스를 연상하며 뉴 캠리를 산다면 주소를 잘못 찾은 것이다. 뉴 캠리는 현대차, 기아차 등 국산차 대비 아주 조금 나은 일본차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일본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은 ‘미국산’ 뉴 캠리를 올해 국내에서 6000대 판매할 계획이다. 뉴 캠리가 국산 중형차 및 준대형차에 ‘대안’이 되는 게 회사 측 바람이다. 뉴 캠리를 포함 올해 총 1만대의 토요타 자동차를 판매해 한국에서 토요타의 새역사를 시작하겠다는 포부다.
이와 관련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여러 국가를 경험해봤지만 한국 소비자 안목이 가장 높다”며 “뉴 캠리는 높은 소비자 수준의 목표를 달성한 차”라고 말했다.
뉴 캠리 판매 가격은 가솔린 3390만원, 하이브리드 4290만원이다. 쏘나타 및 그랜저 등 구입 예정자라면 눈독들이지 않을 수 없는 가격이다.
-가족용 차에 필요충분한 요소를 담았다. 특히 내비게이션 및 계기반 등 편의사양을 강화한 점이 주효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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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