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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DNA-정의선③] 멘토는 '짧은 헤어스타일'의 MK

기사등록 : 2012-02-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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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현장경영 철학 빼닮아…MK사단이 보좌

재계 주요 그룹의 후계자들이 뛰고 있다. 창업 오너 세대가 세상을 떠나며 그들의 2세, 3세, 4세로 이어지는 새로운 오너십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오너 패밀리 간 사업을 승계받고, 이를 분리하고 경쟁하면서 한국식 오너 경영문화가 개화중이다. 창업세대의 DNA를 물려받고 경영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후계자들. <뉴스핌>은 연중기획으로 이들 후계자들의 '경영수업' 측면에서 성장과정과 경영 스타일, 비전과 포부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탄 에쿠스 승용차가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정문을 통과하는시간은 오전 6시30분경이다. 외부행사나 해외출장 등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한결같다는 것이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의 이야기이다.

일반 직장인들이 잠에서 깨어나 출근을 준비할 시간에 업무를 시작하는 그는  ‘일벌레’로 불린다. 정몽구 회장도 수 십 년째 비슷한 시간에 출근, 주요 임원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06년 3월 열린 기아차의 조지아공장 투자계약서 체결식에서 정의선 부회장(당시 기아차 사장)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새벽 출근 아침형 CEO..경영철학도 MK 닮아
정 부회장의 경영철학은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의 경영철학과 다르지 않다. 외국인들이 싸구려 차라고 비아냥거렸던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TOP5 자동차 메이커로 일군 정 회장의 품질경영 및 현장경영은 정 부회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는 것이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품질경영의 산실인 남양연구소를 수시로 찾아 엔지니어들과 대화를 나누며 연구개발 방향을 정하고, 현황을 체크한다. 모터쇼 등 해외출장 때에도 현지법인을 방문해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은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그대로 닮았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7월 캐나다에서 열린 현대차 딜러모임에 참석한 뒤 곧바로 캐나다법인을 방문해 판매ㆍ서비스 품질을 높일 것을 당부한 것이 한 예이다.  예고없는 방문에 현지 법인임직원들이 다소 당황했지만 정 부회장의 일 욕심을 아는지라 '브리핑'준비를 사전에 해놨다고 한다.   

정 부회장은 이자리에서 북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 임직원들 자긍심을 한껏 고취시켰고 이후 시장판매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장남으로 어릴 적부터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교육 받아 온 정 부회장의 롤모델이자 멘토가 바로 아버지인 정 회장인 셈이다.

아버지 정몽구 회장은, 아들 정의선을 1999년 구매실장으로 복귀시킨 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를 오가며 영업 및 마케팅, 기획업무 등을 두루 익히게 하는 등 내림사랑의 배려는 각별하다.

짧은 헤어 스타일과 다소 육중한 몸에서 툭툭 던지는 말로써 주변을 긴장케 하는 정 회장이 유독 아들 정의선 부회장에게만은 매우 살갑게 대한다는 것이다.  

쳐다보는 눈빛이 다르다고 주위에서는 말들 한다.

기업가로서 부자지간으로 소통의 채널이 다양하다. 정 부회장의 헤어스타일이 아버지를 닮는게 자연스럽게 보인다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유교적 전통과 보수적 가문의 풍토를 중요시했던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생전 장자인 정 부회장을 누구보다 아끼고 후원했다고 전해진다.

기아차를 부활시킨 ‘디자인 경영’과 ‘모터쇼 경영’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등은 젊은 3세 경영인으로서 1ㆍ2세대에서 진화한 자신만의 색깔이기도 하다. 

◇MK사단이 정의선 사단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에게 정의선 부회장 사단이 있냐고 물으면 “정몽구 회장의 사람이 곧 정의선부회장의 사람 아니냐”고 말한다. 정몽구 회장을 도와 그룹을 이끌어 가는 MK사단이 결국, 미래 정의선 체제를 만들고 다져나가는 데 있어서도 중심이 될 것이란 의미로 읽힌다.

“현대차그룹 부회장단”. 사진 왼쪽 위부터 설영흥 부회장, 이정대 부회장, 김억조 부회장, 신종운 부회장, 김용환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 최한영 부회장, 이형근 부회장, 박승하 부회장, 김원갑 부회장.
현재 현대차그룹의 부회장단은 정 부회장을 비롯해 김용환 부회장(기획총괄, 56), 신종운 부회장(품질총괄, 60), 양웅철 부회장(연구개발총괄, 58), 이정대 부회장(경영기획총괄, 57), 설영흥 부회장(중국사업총괄, 67), 김억조 부회장(노무총괄, 62), 최한영 부회장(현대차 상용부문, 60), 이형근 부회장(기아차, 60), 박승하 부회장(현대제철, 61), 김원갑 부회장(현대하이스코, 60) 등 11명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이 김용환 부회장이다. 정몽구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그는 1983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현대차 유럽총괄법인장과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영업본부장을 맡는 등 현대ㆍ기아차의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2007년 말에는 기획조정실장 사장으로 승진해 기획, 감사, 정책, 인사 등의 현안을 깔끔하게 해냈으며, 2009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대기아차 기획총괄을 맡고 있다. MK사단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그는 고려대 동문인 정 부회장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화교 출신인 설영흥 부회장은 1990년 초반 정몽구 회장에게 중국사업에 대한 조언을 하며 인연을 맺었으며, 2004년 현대차의 중국사업을 담당하는 부회장에 올랐다. 설 부회장은 술자리에서 정 회장을 ‘따거(大哥ㆍ형님)’로 부를 정도로 관계가 두텁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재무통인 이정대 부회장은 1981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으로 입사한 이후 줄곧 재무업무를 맡아 왔으며, 2001년 현대차 경영관리실장, 2002년 재경본부장, 2007년 기획조정담당 사장을 거쳐 2008년 경영기획담당 부회장에 올랐다.

양웅철 부회장과 최한영 부회장, 이형근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에서 잔뼈가 굵은 핵심인사이며, 김억조 부회장은 지난달 울산공장 노조원 분신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윤여철 부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노무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계열사에서는 박승하 부회장이 고로사업의 본격화로 자동차강판 전문 철강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대제철을 무리 없이 이끌고 있다는 평가이다. 김원갑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셋째 사위인 신성재 사장을 도와 현대하이스코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젊은 후계자와 파트너십을 이룰 젊은 인재들도 주목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김걸 전무(기획조정실장)를 비롯해 조원홍 전무(마케팅사업부장), 공영운 상무(홍보1실장), 한용빈 상무(경영기획1팀장), 윤몽현 이사(경영전략실장), 이석장 이사(경영지원3팀장), 이봉재 이사(의전실장) 등이 대표적인 40대 임원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요 임원들의 프로필을 보면 출신 대학이나 지역이 제 각각일 정도로 특정한 인맥이 중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다만, 그동안 정 부회장이 경영성과를 내는 데 기여한 인물들이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 프로필>
-1970년 서울 출생(정몽구 회장 1남3녀 중 장남)
-1989년 휘문고등학교 졸업
-1993년 고려대학교(경영학과) 졸업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입사
-199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대학원(경영학과) 졸업
-1999년 현대차 구매실장(이사대우), 영업지원사업부장(상무)
-2002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전무)
-2003년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부사장)
-2005년 기아차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영업ㆍ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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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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