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어떤 기준으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할까.
웅진코웨이 매각작업이 본입찰이 실시된지 한달여 가까이 지났는데도 결론이 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 발표 이후 수차례 혼선을 겪는 등 매각흐름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윤석금 회장이 아직까지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서 웅진코웨이의 새 주인 혹은 공동 주인은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웅진코웨이 매각의 최대 변수는 윤 회장의 의중이지만 노련한 경영인답게 그는 여전히 주판알을 튕기며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윤 회장의 웅진코웨이 매각의 기준은 크게 3가지정도로 관측된다. 흡족할만한 매각 가격, 고용안정등 웅진 그룹의 노사 문화를 쉽분 이해하는 매수처, 가능하다면 웅진그룹이 완전히 손을 떼지 않은체 매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등이 그것이다. 물론 최대 기준은 가격이슈다.
◆ 매각 가격 기대 이하?
매각자와 인수자의 가격 차이가 나다 보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일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매각측인 웅진홀딩스가 이번주(16~2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었지만 막판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 중국 가전업체 콩카를 포함해 GS리테일,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 3곳이 인수전에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웅진홀딩스측은 이들 3곳에 막판 제값을 받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웅진코웨이 인수가격이 최소 1조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격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추가 차입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GS리테일이 1조2000억원 가량 제시하며 가격면에서 우세한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은 실사과정에서 인수 의지는 확인됐지만 자금동원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S리테일의 경우 인수에 상당한 의지를 피력했지만 롯데에 못지 않은 보수적인 GS그룹의 정서상 공격적 베팅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웅진그룹이 나중에 경영권을 되찾아 갈 수 있는 권리와 상호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한다고 추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웅진코웨이를 재매각할 경우 같은 가격이면 웅진측이 먼저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웅진 브랜드 사용 로열티 등을 인수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콩카는 합작사를 통해 중국에서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제안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웅진코웨이는 주력업으로 삼고 있는 생활가전 렌탈업의 제조기지를 중국에 두고 있다. 당장 콩카와 합작이 시작될 경우 모회사와 자회사 제조부문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 경우 웅진 입장에서는 15% 지분을 내어주고 당장의 채무부담을 덜 수 있고, 더불어 사업적 토대를 중국이라는 시장으로 비약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선협상대상자 3곳에 두고 윤 회장이 매각 가격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결국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월6일 웅진홀딩스는 웅진코웨이 매각 발표 4만500원이던 웅진코웨이 주가는 7월19일 3만3500원으로 17.28% 떨어진 상태다. 시가총액으로만 봐도 무려 6000억원 가량 떨어져있다. 당시 3조1235억원에서 2조5837억원 가량된다.
IB업계 관계자는 "3개사가 본입찰에 뛰어들었지만 어느 누구하나 가격 경쟁에 적극 나설지는 의문"이라며 "하지만 웅진코웨이의 현금창출력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매물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 M&A업계 최악의 딜우려도‥
결과적으로 3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지만 어느 한쪽으로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연일 'OOO 웅진코웨이 우선협상대상자 유력', 'OOO 웅진코웨이 인수 포기' 등 쏟아지는 관측성 보도에 웅진측은 입을 굳게 닫은 상태다.
매각 작업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비밀유지 협약을 맺는다. 하지만 이번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드러난 것처럼 M&A내용이 자주 바뀌는 이유는 가격을 높이려는 매도자측의 막판 뒤집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웅진홀딩스측도 아직 웅진코웨이 매각절차에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GS리테일, 콩카, MBK파트너스 등 3곳 우선협상대상자로 놓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종 우성협상장 선정까지는 23일 이후로 넘어 가게 됐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를 매물로 내놨지만 경영권까지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IB업계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매각자·인수자 모두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게 아닌지 의심이 가는 M&A 딜이 되고 있다"며 "이번 웅진코웨이 매각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막판 언론플레이를 통해 웅진코웨이 몸값을 올리는 흥행을 염두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