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매각에서 유일하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대한항공이 인수자금 조달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금융시장에서는 매각 딜 구조상 문제와 함께 한진그룹소속으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 투자은행(IB)업계의 분위기다.
21일 IB업계에 따르면, 전날 KAI매각의 공동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과 한국산업은행 M&A실이 오는 31일 오후 3시를 접수기한으로 예비입찰을 시행한다.
입찰자격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자에 한하기 때문에 인수의향서 접수 기한도 같은날 31일 오후 3시까지 연장했다.
상당수의 M&A전문가들은 일단 경쟁입찰이 성립할 지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우선 매각딜의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KAI의 경우 인수후에도 연구개발(R&D)를 지속하기 위한 투자가 계속되야 하는데, 정부는 민영화에만 급급해 이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투자자의 경우 이점을 주목하면서 투자에 적극 가담하기를 꺼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이 이미 부품공급 계약 등으로 관계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의 에어버스(Airbus)사가 대한항공과의 인수컨소시엄 구성을 거절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는 의견이 제시된다.
글로벌 IB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해외의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하는 것은 매각딜이 구주매출방식이라는 한계로 어려워 보인다"며 "이에 대한항공이 인수금융을 위해 국내 금융기관들을 접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AI의 특성상 구주와 신주(증자)를 한꺼번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민영화를 해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일종을 뒤늦은 대안을 제시하면서 "그런 이후에 정부는 나머지 지분을 블록딜로 시장에서 좋은 가격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또 KAI 인수금융에 대해 국내금융기관들의 시각이 싸늘한 것은 매각 딜구조의 한계에 더해 대한항공의 재무구조개선 약정도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금융 전문 한 은행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상대은행인 KDB산업은행에서 해결해야할 과제"라며 "산업은행이 적극 나서지 않은 상태에서는 인수금융에 대한 현재의 부정적인 평가는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고 관측했다.
결국, 산업은행이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대한항공에 대한 특혜로 비춰질 가능성으로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재무구조개선약정에서 M&A등 사업확장에 대해 금지하는 내용은 없다"며 "일단 유효경쟁이 성립하면 그때가서 본격적으로 검토할 대상"이라며 일단은 오는 31일 예비입찰 결과를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한편, 대한항공에서는 인수금융의 추진이나 해외 전략적투자자와의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서 일체의 긍정이나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특히 해외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통한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번도 밝힌 바 없다"라고 선을 그으며 "단지 외국 전략적 투자자들이 KAI에 관심을 보인다는 내용은 지난번 조양호 회장이 한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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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