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점잖게 말하는데 이제 맏형 얘기는 그만 했으면 한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이 20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측을 겨냥해 쏘아붙인 말이다.
안 후보측에서는 양보하고 이해심 많은 맏형이 있다손치더라도 현안이 있을 때마다 '맏형론'을 펼치면서 상대적으로 안 후보를 '동생' 프레임에 가둬두는 문 후보측이 얄미울 수 있다.
유 대변인의 작심한듯한 '맏형 그만'발언은 정치공학적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기도 한다.
숨막히고 촌각을 다투는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협상 상대방을 항상 '동생'으로 치부한다면 심기가 불편함은 둘째치고 상호존중의 협상테이블이 보이지 않는 힘으로 기울어질 수도 있어서다.
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도 예의 '맏형론'을 꺼냈다. 우 단장은 단일화 협상팀의 전날 일부 불협화음에 대해 "어제 협상내용 중 일부가 왜곡되게 언론에 알려진 점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그동안 '맏형'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꾹 참고 양보하고 인내했지만 방어차원에서 어제 진행됐던 협상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 캠프측은 그동안 심심챦게 '맏형의 통큰 양보'를 키워드로 삼으면서 은근히 안 캠프측 기선을 제압하려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
지난 19일 진성준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의 양보와 결단'이란 제하의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동생'의 입장에서 단일화 협상 파트너가 돼버린 안후보측은 문 후보측의 '맏형론'이 사실 제일 듣기 싫은 말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