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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민주당, 길어지는 '안철수 침묵'에 속앓이

기사등록 : 2012-11-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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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安 향후 행보 첫 단추 될 캠프 해단식 일정도 미정

[뉴스핌=노희준 기자]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전격 사퇴한 이후 향후 행보에 대한 메시지가 나오지 않으면서 야권연대의 한 축이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측과 민주당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전 후보(완쪽)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사진: 헤럴드경제]

27일로 안 전 후보가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한 지 나흘째가 됐지만, 아직 안 후보의 입은 열리지 않고 있다. 전날 예정돼 있던 공식 캠프 해단식이 한 시민의 '투신 기도 소동'으로 연기된 가운데 공식 캠프 해단식 일정조차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안 전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캠프 해단식 날짜와 관련,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 잠정안이라도 나온 게 없느냐는 질문에도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문 후보, 안 전 후보 간 이날 만남 관측에도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안 전 후보측 안팎에서는 캠프의 공식 해단식이 안 전 후보의 이후 정치적 행보의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대변인은 공동선대위 구성이나 유세 지원과 관련, "후보가 나오고 얘기를 한 다음에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일단 해단식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공식 해단식은 끝나봐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캠프 해단식이 안 전 후보가 자신의 대권 도전 행보를 마무리 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선 국면에서 자신의 좌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지난 66일간 대선 국면에 대한 나름의 평가와 소회를 내리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 후보측도 이런 흐름에 동의하고 있다. 문 후보측 공보 관계자는 오찬자리에서 "안 전 후보도 캠프 해단식을 먼저 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측)이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는 문 후보측도 대체로 뜻을 같이 하고 있지만 문제는 대선 시간표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마냥 느긋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문 후보측은 대선이 22일밖에 안 남은 현 시점에서 '단일화 시너지' 속에서도 "3% 내외의 초박빙을 이루고 있다"(이목희 기획본부장)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선거 막판 보수 결집을 볼 때 현재 7% 가량 뒤지고 있는 게 맞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를 벌려놓으려는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 측의 전략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에 입당한 이회창 전 선진자유당 총재는 이날 대전역 광장에서 열린 박 후보 지지유세에서 "문 후보는 정치에 처음 나온 순진한 안 후보를 구슬리다 결국 벼랑에 몰아 낭떠러지에 떨어지게 했다"고 문 후보를 비난했다. 안 전 후보에게도 "사퇴는 정치적 자살과 같다"고 했고 문 후보 지지유세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단 문 후보측은 최대한 안 전 후보(측)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여러 채널을 통해 안 전 후보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문 후보측 이 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하게 연락을 드렸다"며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안 전 후보에게) 정중한 예우를 갖추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의 전직 국회의원 74명이 이날 대선 승리를 위해 안 전 후보가 힘을 합칠 수 있도록 '국민연대' 구성을 문 후보측과 민주통합당에 촉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안 후보측을 포용하라는 촉구인 동시에 문 후보측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명분을 주는 행위로도 읽힌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감정적 수준에서 신뢰 회복 조치가 필요하고 조직적 수준에서는 공동선대위 구성이나 집권 후 공동책임 공유 등이 필요하다"며 "또한 정치쇄신의 기치를 분명히 내걸고 민주당의 쇄신을 보여 안 후보가 나올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후보측의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안 전 후보측 지지자들을 끌어올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대책인 새정치공동선언의 구체적 실천과 관련, 이 본부장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등 대부분 법을 바꿔야 하는데 당장 보여주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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