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성 회복(Recovery)에 이자마진 의존 구조 본격 변화
- 가계대출 ·기업 상시 구조조정으로 위험관리(Risk management)
- 자본 회복력(Resilience)위해 중장기 은행채·우량 회사채 투자 증가
[뉴스핌=한기진 기자] “내년에 ‘3R’을 달성 못 하면 힘들다.”
은행권이 2013년 경영계획을 만드는 것과 관련해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수익성 회복(Recovery), 위험관리(Risk management), 자본 및 유동성 회복력(Resilience)으로 ‘R’ 3종 세트다.
은행들이 이 세 가지에 초점을 두면서 내년엔 경영이 올해보다 더 보수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받기는 어렵고 기업과 가계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날 전망이다.
◆ 시중은행과 경쟁해본 농협은행, 영업 강화 절실히 느껴 ‘영업본부장→지역본부장’ 격상
3일 은행권에 따르면 내년 경영전략의 배경은 경기침체와 초저금리 생존 등 크게 두 가지다. 일각에서 나오는 상반기는 나쁘더라도 하반기부터는 개선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은행권에서는 찾기 어렵다.
수익성이라는 단어 뒤에는 항상 ‘창출’이 붙었지만 이제는 ‘회복’으로 바꿔 달았다. 특히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초저금리 시대에서 가장 큰 수익원인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차이에 따른 수익)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큰 고민을 하고 있다.
이밖에 악재가 줄줄이 있다. 저성장에 연체율은 늘고 있고 대출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또 수수료 및 가산금리 규제 등으로 규제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종업원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인건비도 상승하고 있다. 최근 명예퇴직을 추진하고 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출 전략까지도 초저금리 때문에 비이자수익 기반확대를 모색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상품 개발이나 비대면채널 영업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런 분위기가 가장 먼저 두드러지고 있는 곳이 NH농협은행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중은행과 전면 경쟁을 시작해 정신 없던 분위기였지만, 내년 사업계획에서는 그 심각성이 반영됐다.
이사회가 4일 농협중앙회를 시작으로 금융지주, 은행 순으로 열리는데 영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농협은행 영업본부장의 명칭을 지역본부장으로 변경하는 개편안이 상정돼 있다. 최근 불거진 단위조합의 금리조작 등 문제를 영업본부장에 책임을 전가하는 등 금고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 새로운 과제 자본 탄력성, 바젤III ·커버드본드 활성화 등 과제 많아
위험관리는 가계와 기업여신 모두에 초점을 뒀다. 가계대출 잔액에서 신규연체 발행과 신용대출 연체가 늘고 있고 기업구조조정 대상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산업별, 고객별, 상품별로 나눠 선제적 위험관리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 및 유동성 회복력 강화는 앞선 목표보다 새로운 것이다. 내년 바젤III 시행으로 자본 규제에 대비해야 하고 이에 따른 중장기 자본확충계획이 필요해졌다. 또 커버드본드(주택담보대출채권 등 우량자산을 담보자산으로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발행한 채권) 발행 근거법이 시행되면서 자금조달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본적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배당을 방어적으로 하거나 우량 회사채 투자 비중을 늘리게 될 것이고 조달구조를 만기 불일치 위험을 피하고자 중장기 은행채나 수신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