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김사헌 기자] 3년 3개월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신조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의 정책 기조에 전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자민당은 선거 기간 중 일본이 직면한 문제로 장기화된 스태그네이션과 디플레이션, 재정적자의 심화, 중국과의 영토분쟁을 꼽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강경 기조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각) 포브스는 일본의 새로운 총리로 재부상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수가 일본의 장기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은행(BOJ)을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아베 신조 총수가 물가 상승률을 2% 수준까지 끌어올릴 때까지 BOJ를 통해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와 궤도를 같이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일본의 움직임이 '양적완화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이 앞다퉈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달러의 강세와 함께 엔화의 약세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이들 통화에 대한 전략을 수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미국 수출업체나 귀금속 트레이더들은 금과 은 상장지수펀드를 통해 차익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양적완화 경쟁은 나아가 '환율 전쟁'으로 이어져 자유무역 기조를 후퇴시키거나 역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악몽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아베 신조 당수가 중국과의 영토분쟁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영토 갈등이 비록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경제 분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혼다와 토요타, 닛산 등 일본의 주요 제조업체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가 재정 및 통화정책 면에서 강력한 완화정책을 약속한 이후 엔화가 5% 평가절상되고 닛케이 주가지수가 12%나 급등하는 등 이른바 '아베 트레이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 같이 엔화 약세와 닛케이 주가 상승에 각각 베팅하는 전략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토키오 마린 애셋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는 연말까지 닛케이 주가지수가 1만 선을 돌파하고 내년 3월 말까지 1만 1400엔까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84엔 선을 돌파한 달러/엔이 85엔 선을 거쳐 85.50엔 선의 저항대를 시험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선거 결과 엔화 약세와 주가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씨티은행의 다카시마 오사무 수석외환전략가는 달러/엔이 87엔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NLI리서치 연구소의 야지마 야스히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닛케이지수가 3개월 내이 1만 1000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와 니혼게이자이는 다만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세가 이미 한 달 이상 지속되어 온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며 일부 조정 장세도 예상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의 경우 추가적인 완화정책 기대감으로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새 정부가 추경 예산을 편성하고 내년 예산안에서 국채 신규 발행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경우 금리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SMBC 닛코증권의 스에자와 히데노리 수석 채권전략가는 "20년 및 30년물과 같은 장기국채의 경우 금리 상승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김사헌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