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일본의 장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은행(BOJ)의 부양정책을 보다 공격적으로 만들겠다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수의 정책 공약이 쉽게 관철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주 통화정책에서는 단칸지수의 부진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자민당의 총선 승리에도 BOJ가 일단 관망하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베 신조 자민당 정권이 앞으로 추가 완화정책을 두고 벌이게 될 BOJ와의 힘겨루기가 그리 쉽게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문은 우선 그동안 중앙은행에서 굳건하게 세력을 형성한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의 기반과 함께 참의원에 대한 자민당의 통제 여부 등을 고려할 때 BOJ를 장악하려는 자민당의 시도가 그리 순탄치 많은 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선거 기간 중 자민당 집권 후 추가 완화 정책을 제1 정책 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TV 유세 등을 통해 일본의 장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보다 공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재는 BOJ가 일본 정부에 더 협조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며 물가 상승률이 현재 BOJ의 목표치보다 두 배 높은 2%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중앙은행이 제로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해외 채권에 대한 매입 방안도 검토하는 한편, 지난 1998년 중앙은행의 독립적인 권한을 명시한 BOJ 법안의 수정도 언급하는 등 더 공격적인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총재의 이 같은 주장은 쉽게 관철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단 아베 총재는 오는 3월과 4월 3명의 BOJ 고위관료를 교체할 것으로 보이지만 BOJ의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라카와 총재는 그동안 자민당의 압력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갈등 없이 인사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리카와 총재는 앞서 아베 총재의 제안에 대해 만약 BOJ의 국채 매입을 재정 조달로 오해한다면 장기 금리의 상승으로 결국에는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드러낸 바 있다.
비록 아베 총재가 법적 권한을 통해 BOJ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참의원에 동의가 필요한 만큼 강제적인 수단 역시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 자민당은 중앙은행의 추가 부양정책에 대해 이해를 같이하고 있는 '민나노당(모두의 당)'과의 공조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
한편, 금융시장은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난 이번 주 열리는 BOJ의 통화정책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BOJ는 이번 회의를 통해 최근 경기둔화 흐름이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 회복세가 목격되고 있다는 기존 경기판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앞서 발표된 단칸지수가 예상보다 악화됐다는 점에서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장은 이번 회의보다는 내년 1월 하순에 진행되는 정책회의에서 경기전망 보고서와 함께 부양조치에 대한 단서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시라카와 총재는 임기가 끝나는 4월 8일까지 3번의 정책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며 아베 총재는 그 전인 3월 19일로 임기가 끝나는 부총재 2명에 대한 인선을 단행할 방침이다.
현재 시라카와 총재의 후임으로는 무토 도시로 전 BOJ 부총재와 이토 다카토시 도쿄대 교수, 이와타 가즈마사 전 BOJ 부총재, 다케나카 헤이조 전 경제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