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KDB산업은행 주변에서는 산은 CEO 역사에 새로운 기록이 탄생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산은 민영화 방안에 따라 34대 마지막 총재에서 KDB금융 회장 겸 산은 행장으로 변신했던 민유성 전 회장(사진)이 산은 CEO로 돌아오면, 또다른 산은 CEO 중임자가 되기 때문이다.
3일 산은에 따르면, 연임이 아닌 총재를 두차례 역임하는 중임자는 고 김영휘 총재(4대, 13대 역임)가 유일하다.
하지만 최근 금융그룹 CEO교체설이 등장하면서 금융권은 산은의 이 유일한 중임 기록이 깨질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민유성 티스톤 회장이 산은의 CEO로 되돌아 오면, 산은의 마지막 총재, 첫 KDB금융 회장 겸 산은 행장이라는 기존의 진기록에 더해 산은 CEO를 중임한다는 기록을 새로 쓰게 되기 때문이다.
대선 이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학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으로 구성된 서강포럼이 주목을 받는 점이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서강포럼의 중앙에 민유성 티스톤 회장과 이덕훈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 대표가 있다.
우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후임으로 두 사람 모두 거론되고 있지만, 조기 교체설과 함께 이 대표쪽에 무게를 두는 예상이 더 많다.
민 회장은 산은의 민영화에 앞장 서면서 마지막 총재를 거쳐 초대 KDB금융 회장 겸 산은 행장을 역임한 관계로 민영화와 깊게 연결된다.
다음 정권이 안정적인 정책을 수행하고, 글로벌위기의 먹구름이 어느정도 걷힐 가능성이 있는 내년도에 금융권에 민영화 바람을 불어 넣으면서 민회장이 등장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금융권의 관측이다.
이는 민 회장의 스타일로는 정부요직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낮다는 점과 강만수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로 종료된다는 점과 딱 맞아들어간다.
금융권 CEO 역사에 정통한 한 산은 관계자는 "민 전 회장이 다시 산은으로 오게되면, 두번째 산은 CEO 중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재와 그룹회장, 은행장이라는 직위를 가진 점을 고려하면 산은 CEO 역사를 포함하는 금융그룹 CEO 역사에서도 깨지기 힘든 진기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산은 CEO 역사에선 여러차례 총재연임 기록을 찾을 수 있다. 구용서 초대 및 2대 총재, 김원기 15대 16대 17대 총재, 이형구 25대 26대 총재가 그러하다.
한은 총재와 산은 총재를 모두 역임한 인물은 구용서 전총재, 서진수 9대 총재, 이정환 12대 총재, 김준성 18대 총재, 하영기 19대 총재, 최창락 20대 총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80년대 전반 5공화국 시절 18대, 19대, 20대는 모두 산은총재 이후에 한은총재로 자리를 옮겨간 경우다.
한은이나 정부에서 고위직을 거치지 않고 총재가 된 경우는 드물다. 특히 민 회장이 산은 CEO로 돌아온다면 민간출신으로는 최초의 중임자가 되는 셈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우리금융그룹 CEO 조기 물러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