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과 19일 오전 베이징 회동을 갖고 양국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날 루 장관과 시진핑 주석 모두 모든 외교적 사안에 대해 합의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양국 모두 해결을 찾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회동에서는 사이버해킹, 시장접근성 문제, 중국의 환율 등 매우 민감한 사안들이 중요한 의제로 부상했지만, 시 주석은 두 나라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뿐 논란이 되는 쟁점에 대해서는 지나가는 말로 대충 피해갔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과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AP통신/뉴시스] |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서로 막대한 공통의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상당한 차이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루 장관은 "우리는 모두 세계경제 성장을 촉진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중국의 내수 부양을 통한 글로벌 리밸런싱을 요청했다. 그는 또 양국이 교역과 투자 장벽을 낮추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위안화가 저평가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 주석의 취임 후 첫 번째 공식적인 외교회담이자 루 장관의 첫 번째 해외 방문인 이번 만남에서 양국간 관계를 복잡하게 하고 있는 다양한 최근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관측했다.
신문은 루 장관이 미국의 대 중국무역투자장벽을 낮추는 것에 대해 언급하는 등 관련 이슈들을 시 주석에게 제시했으며, 시 주석은 양국의 입장 차이가 지속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속내를 내비치면서도 "미국이 장기적, 전략적인 방안을 내놓는다면 이 차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루 장관은 또한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도 발언을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중국 당국의 제재로 정확한 내용은 듣지 못했다고 WSJ 현지 특파원은 덧붙였다.
30분 동안 진행된 이번 만남은 루 장관의 이틀 간 방중기간 중 첫 번째 일정이며 내일까지 중국 고위관료들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루 장관은 이날 저녁 러우지웨이 신임 재정부장과의 식사가 예정돼 있으며 내일은 쉬사오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만날 계획이다.
루 장관은 중국 관료들에게 미국을 향한 사이버해킹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중국 측도 자신들이 미국 해킹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루 장관의 선제 방문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포브스 중국경제 전문가 고든 창은 17일 기고를 통해 이번 류 장관의 방중이 이미 미중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중국의 자만심만 더 키워 놓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오바마 1기때 중국의 행보를 예로 들며 중국은 명분이 아닌 철저히 실리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 왔다고 분석하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가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