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으로 촉발된 엔화 약세 기조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15일 자 니혼게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엔화가 달러 당 100엔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글로벌 외환 시장은 교착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달러 당 100엔 선 돌파가 연이어 좌절된 데다 목요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앞둔 관망세까지 겹친 까닭이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많은 시장 참가자들은 엔화가 잠시간의 조정기간을 거친 후 이주 초부터 약세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즈호 증권의 스즈키 겐조 수석 외환 전략가는 엔화가 월요일 조정 단계에 들어간 후 97~100엔 선을 맴돌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엔화 약세 추세를 주도하고 있는 해외 투기 자본이 엔화 매도에 흥미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엔화 약세라는 일반적인 추세에 변동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인 것.
시장 참가자들은 또한 생명보험사들과 개인투자자 등 국내 투자자들을 새로운 엔화 매도자로 주목하고 있다. BOJ가 통화 완화책의 일환으로 더 많은 규모의 국채를 사들일 경우 장기 금리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다 나은 수익률을 좇는 투자자금이 해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들은 특히 엔화가 달러화 당 100엔을 돌파하는 타이밍을 가늠하는 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번 G20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통화 완화 정책이 관련국들의 이해(understanding)를 얻을 수 있느냐 여부가 엔화 가치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예상에서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씨티은행 일본지점의 타카시마 오사무 수석 전략가와 견해를 같이하는 모습이다. 그는 통화 완화책에 기인한 엔화 하락세가 이번에도 암묵적인 동의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주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엔화 약세에 대해 경고한 데다 중국 1분기 성장률이 예상과 달리 둔화된 것으로 나오면서 1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98엔 초반까지 크게 밀렸다.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약하게 나온 것이 달러화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 면도 있지만, 가장 큰 엔화 반등 배경은 미국의 환율보고서라는 지적이 많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