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올해 1분기 민간소비 성장률이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4분기에 민간소비가 늘어났던 기저효과가 상당했다고 보는 반면 일각에서는 경기회복의 근거를 찾을 수 없는 핵심적인 이유라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또한 1분기 성장률이 반짝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올해 성장세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에 따르면 금년 1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9%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1분기 1.3%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올해 성장세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한은의 예상과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낙관도 어려워 보인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0.4% 이후 최저수준이다.
* 최근 6년간 민간소비의 전기비 증가율 <자료:한국은행 ECOS> |
이와 관련 한은은 지난 4분기(0.8%)의 기저효과로 보고 있다. 경제통계국 김영배 국장은 "작년 4분기에 강추위로 연료, 전기 소비가 크게 늘었었다. 의류 소비가 앞당겨 일어났다. 연말 세금 감면으로 자동차 소비가 앞당겨졌다. 올 1분기에는 이러한 기저효과 작용했다"며 "1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대비로 1.5%인데 성장수준의 소비(1.6%)는 이뤄지고 있다. 소비가 나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감소했지만 정부소비는 전기 대비 1.3% 늘어났다. 특히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영향으로 내수에서 정부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2%p를 기록했다.
한은의 예상과 달리 '상고하저'를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1분기에 정부소비의 기여도가 0.5%p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인 바 있다. 결국 정부의 재정조기집행 영향으로 성장률이 올해 회복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올해도 '상고하저'의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재정집행률은 28.2%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GDP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3% 감소했다"며 "지난해 2~4분기가 워낙 안 좋아서 나타난 반등 효과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 반짝 성장이 3년째 나타나는 중으로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금년 상반기중 전기 대비 0.8% 수준을 나타내 국내경기가 지난해의 부진에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한국은행 4월 수정경제전망> |
한은 국민소득총괄팀 김영환 차장은 "정부 재정 집행률이 28.2%인데 이는 추경을 제외한 수치이므로 추경이 예정대로 실시되면 정부 투자 쪽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비중이 오히려 뒤쪽에 더 높으니 아직 실망하기는 좀 이른 것 같다"며 "건설투자도 최근 주택시장 바닥심리를 감안할 때 지난해처럼 급격하게 망가질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