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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수요예측 1년] ④ 시장 순응...'발행 조건변경 증가'

기사등록 : 2013-04-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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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영기 기자] 회사채 수요예측제도가 발행사에게도 선물을 가져왔다. 회사채 발행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발행사들이 수요예측 결과를 받아들여 금리를 높이기도 하고 발행금액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발행조건을 무리하게 고집해 발행과정에서 주간사와 갈등을 겪는 경우와 대조돼 회사채 시장은 이를 발행사들이 얼마나 유연한 기업문화를 가졌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넉넉하게 품이 넓은 신사기업이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쫓기는 듯 숨차게 내몰기도 하는 기업이 등장하기도 했다.

30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이날 5년만기 500억원과 7년만기 2000억원 총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발행금리는 각각 '5년만기 국고채 + 0.38%p'dhk '5년만기 국고채 +0.71%p'인 2.97%와 3.30%.

오늘 청약에 추가로 투자자가 참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늘 발행하는 5년물과 7년물 각 500억원과 2000억원은 당초 예정했던 1500억원과 1000억원과는 다른 규모다.

이는 수요예측에서 5년물 1500억원과 7년물 1000억원에 대해 각각 400억원과 1900억원의 투자금이 수요참가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는 시장의 수요사정을 반영해 발행금액을 5년물은 500억원으로 줄이고 7년물은 2000억원으로 늘였다.

SK텔레콤도 당초 7년물 1000억원, 10년물 1500억원, 20년물을 1100억원 규모를 예정했지만 지난 16일 수요예측 결과 7년물은 발행하지 않고 10년물과 20년물을 각각 2300억원과 1300억원어치로 발행규모를 바꿨다.

물론 23일 청약에서 20년물은 수요예측 물량이 그대로 들어와 100%를 채웠지만 10년물은 추가 청약물량이 300억원에 그쳐 총 1600억원이 청약되고 나머지는 증권사가 인수했다.

SK네트웍스나 SK텔레콤은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증권사 인수물량이 최소한으로 줄어들었다.

발행금리를 높이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13일 7년물 1000억원과 10년물 3000억원을 발행한 GS에너지는 수요예측에서 당초 희망금리수준에 각 만기별로 700억원과 2100억원 규모의 수요만 참가했다.

발행금리를 당초 희망수준보다 0.01%p와 0.02%p 높여 청약률 100%가 됐고 증권사 인수부담은 사라졌다.

회사채 등급이 AA로서 증권사에 미매각물량을 인수시킬 수도 있는 입장이었지만 GS에너지는 달랐다.

GS에너지는 지난해에도 수요상황에 맞춰 발행금리를 내리기도하고 또 올리기도 하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여 회사채 시장의 '신사'로 통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삼성 계열사인 삼성테크윈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자 발행금리를 높였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정밀화학이 수요예측에서 수요미달에도 불구하고 발행금리를 고수해 증권사들이 나머지 물량을 인수하는 태도를 고수하는 것과는 대조돼 회사채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26일 회사채 등급이 AA인 삼성테크윈은 3년만기 1500억원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수요참가 물량은 200억원에 불과했다.

삼성에버랜드에 이은 수요미달로 삼성그룹 이미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회사채 시장은 보았다.

하지만 삼성테크윈은 유연하게 타협했다. 

발행금리를 1500억원의 수요가 참가한 수준(가산금리 0.35%p)까지 올리지는 않았지만 수요참가 1000억원 수준인 가산금리 0.30%p로 당초 공모희망상단 가산금리 0.27%p보다 0.03%p 높인 것이다.

회사채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수요예측 결과를 무조건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그러면서도 시장의 눈높이를 그대로 다 맞춰 줄 수는 없어 이렇게 중간 타협점을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수요예측제도가 시행된 지 1년. 발행사들이 여러가지 행태를 보였지만 결국은 시장을 수긍하는 쪽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한 회사채 전문가는 "수요예측제도가 세세하게 보완되면서 궁극적으로는 발행사들도 시장에 순응한 유연한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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