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사옥> |
하지만 이날 회추위 구성을 위한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농협 중앙회 경영진의 대거 사퇴 소식이 전해지면서 농협금융의 회장 선출 과정에는 출발부터 먹구름이 드리우는 분위기다.
농협금융는 이날 임시이사회는 열고 회추위 위원 중 외부전문가 2인을 추천함으로써 회추위 구성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농협금융 회추위는 농협중앙회장 추천 1인, 사외이사 2인,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외부 전문가 2인 등 총 5인으로 구성된다.
앞서 농협금융은 이날 오전 11시에 서울 중구 충청로 농협중앙회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회추위 구성을 논의했다.
이사회 관계자는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추위를 논의했고, 상대방이 (회추위원 선임을) 용인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추위는 오는 27일 1차 회의를 소집하고 위원장을 선임한 후 회장 후보 선임기준과 절차, 방법 등을 결정, 본격적인 후보자 선임 절차에 들어간다.
농협금융 선출 방식은 KB금융지주처럼 공모제는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은 "회장 후보 추천은 공모제보다는 써치펌(search firm: 외부추천기관)과 내부 추천을 통해 후보 풀(pool)을 구성한 후 적임자를 선정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로 선정된 자는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된다.
농협금융이 이날 회추위를 구성함에 따라 회추위는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 물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농협금융의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신동규 회장의 중도 하차 표명 이유가 농협중앙회와의 갈등설로 정리되면서 누가 차기 회장으로 오더라도 농협의 구조적인 지배구조 문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반 금융지주회사와 달리 농협금융은 머리위에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농협중앙회라는 또다른 최상급 기관을 두고 있다.
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를 규율하는 법적 제도가 충돌하는 것도 농협금융 회장의 운신을 좁게 하는 요소다.
농협금융을 규제하는 금융지주회사법에는 지주회사가 자회사 관리와 그룹 경영전략 수립 등을 하도록 돼 있지만, 농협중앙회에 적용되는 농협법에는 중앙회가 자회사와 손자회사까지 지도·감독하도록 돼 있어 두 법은 상호 충돌하는 면이 있다.
특히 이날 농협 중앙회 경영진 4인은 농협 쇄신과 경제 사업 활성화를 위한다는 이유로 대거 사퇴의사를 밝혀, 출발하는 회추위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사퇴 이유를 놓고는 해석이 분분하지만, 현 농협 중앙회 지배구조가 불안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금융지주 회사가 머리 위에 두고 있는 최상급 기관의 지배구조도 안정돼 있지 못한 것이다.
이날 사퇴를 표명한 이는 윤종일 전무이사, 김수공 농업경제대표이사, 최종현 상호금융대표이사, 이부근 조합감사위원장 등 4명이다. 앞서 사의를 표명한 신 회장까지 포함할 경우 주요 경영진의 절반 이상이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대의원 대회와 축산경제조합장대표자 회의에서 각각 선출되는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과 남성우 축산경제대표는 사퇴 명단에서 빠졌다.
농협금융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현정택 인하대학교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능한 5명의 회추위원들이 잘 해나갈 것"이라며 "(중앙회 임원 대거 사퇴는) 나도 몰랐다. 무슨 연계인지 잘 모르겠다. 회추위는 회추위대로 굴러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