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기범 기자] 최근 달러/엔 환율이 103엔에서 101엔까지 급락하며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100엔을 다시 하향 돌파할 것이란 얘기도 심상치 않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환 전문가들은 상승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110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달러 강세+아베노믹스로 110엔 돌파 가능성
뉴스핌이 9명의 외환전문가를 대상으로 향후 3·6개월 달러/엔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상승 쪽에 무게를 실었다. 3개월 후엔 103엔(최대 105엔), 6개월 후엔 105.5엔(최대 110엔)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엔 상승을 예상한 전문가들은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추진력 있게 끌고 갈 것이란 전제를 깔고 있다.
LG경제연구소 이창선 연구원은 "일본 경제가 지지부진하고 회복이 뚜렷하지 않으면 일본 정부가 양적 완화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어 엔화 약세 압력을 더 키우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우리은행 김양걸 대리는 "아베노믹스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 기업부담이 가중될 때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일본이 천연가스 개발에 착수하고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103엔이 확실히 뚫린다면 기술적으로 접근했을 때 110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양적 완화를 조기에 축소할 가능성에 대해선 선반영하는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즉 때 이른 반응일 뿐 버냉키 의장이 발언한 실업률 6.5%, 물가상승률 2.5%라는 '에반스 룰'을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선물 손은정 연구원은 "조건 미달로 연내 축소가 가시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
반면 외환전문가들은 달러/엔 상승세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의구심을 꼽는다. 특히 일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를 터치하는 등 재정 위기가 대한 목소리가 커지며 아베노믹스에 대한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다.
그전까지는 원/엔 환율 1050원을 기대하며 베팅하던 딜러들도 많았지만 이후 전격적으로 뷰를 수정하기도 했다.
아울러 7월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 아베 역시 경제보다 정치 쪽을 주목해 정책 탄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 황재준 과장은 "7월 이후 아베노믹스가 우선순위에서 밀려 달러/엔 환율의 오름세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또 달러/엔 환율이 높아진 점과 해외보다 국내로 눈을 돌리는 일본인들의 움직임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부산은행 윤세민 과장은 "상승 추세에 있으나 105엔 이상으로 가긴 힘들다"며 "이미 레벨이 많이 올라와 변동성을 축소하며 상방 경직성을 띌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7월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 투기적인 달러 매수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며 "일본인들이 자국의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