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홍콩 국제금융센터가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기업공개시장에 초대형 건수가 터지면서 세계 최고 자리를 내주더니 이제는 '딤섬본드' 시장도 강력한 도전자를 만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홍콩이 주도하고 있는 420억 달러 규모의 역외 위안화 표시 채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가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딤섬본드 발행에 나서면서 부터다.
HSBC는 5억 위안 규모의 2년 만기 위안화 표시 채권을 고정금리 2.25%에 발행한다. 스탠다드 차타드는 10억 위안 규모의 3년 만기 채권을 2.625%에 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 공상은행도 이날부터 싱가포르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홍콩과 대만에 이어 딤섬본드를 발행하는 세 번째 국가가 됐다. 특히 싱가포르는 이미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부유층의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홍콩을 위협하는 존재다.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백만장자 수는 9만 1000명, 총 투자 가능 자산은 4390억 달러로 홍콩의 백만장자 8만 4000명 및 투자 가능 자산 4080억 달러를 넘어섰다.
스탠다드 차타드의 애론 러셀 데이비슨은 "싱가포르는 역사적으로도 상업이 발달한 무역 도시"라면서 "해외 위안화 거래라는 면에서 볼 때 싱가포르가 매우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결제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2010년 9월 기준 세계 4위의 외화 거래 센터다. 홍콩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에는 중국과 통화스와프 규모를 당초 1500억 위안에서 3000억 위안으로 두배 늘리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시노펙 자산관리의 제임스 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싱가포르의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은 위안화를 국제화 하기위한 중국의 계획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편, 홍콩 센터는 최근 중국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기업공개시장은 중국의 성장과 함께 했는데, 최근 상하이와 선전 증권시장이 침체됐다.
만도차이나가 최근 기업공개 일정을 연기한 것도 공모가격이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홍콩의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회의론에다 엔화 약세 충격 등을 고려해 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