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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100일] ③ 대북정책 긍정 평가 뒤집어보니…

기사등록 : 2013-06-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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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비핵화 선행 요구하는 정부부터 융통성 갖고 대화 나서야"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지연으로 '지각' 출범한 박근혜정부는 경기침체와 북핵위기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출범 초기 잇단 인사실패와 미국 방문 기간중 발생한 '윤창중 사태'로  국정 지지율은 고꾸라졌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박근혜표 '창조경제'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반면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미국으로부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으며 북핵위기에 차분하게 대응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뉴스핌은 정치, 경제,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출범 100일을 맞은  박근혜정부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향후 과제를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註]

[뉴스핌=함지현 기자] 박근혜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인사와 소통, 경제정책 등 전반적 평가가 좋지 않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호평을 받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안보분야다.

박근혜 대통령.[사진제공: 청와대]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일과 29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 북한의 대남 압박에 대해 정부가 대처를 잘했다는 응답이 77.9%, 잘못했다가 20.4%로 집계됐다. 개성공단 사태에 대해서도 국민 10명 중 7명이 잘 대처했다고 답했다.

모노리서치가 지난달 29일 전국 성인남녀 1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95%p)에서는 박 대통령이 추진해 온 국정운영 분야 중 잘한 분야를 묻는 질문에 25.8%가 '안보'를 지목했다.

박근혜정부의 안보분야가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북한의 극한 도발에 대한 안정적 대처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기반한 일관성 있는 태도 등이 꼽힌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6·25 이후 최고 수위에 달하는 도발 행위들을 해왔지만 박근혜정부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처했다"며 "안보가 위험한 상황이라는 국민의 인식을 안정화 시키는 데 여러 가지 조치들이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안보분야 호평, 박근혜 정부가 잘했나

과연 안보분야의 호평이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 대북정책에 기인한 것일까.

양 교수는 박 대통령의 강경 일변도에 북한 당국이 온건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자 결과적으로 잘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박근혜정부가 잘해서라기보다 개성공단 문제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이 한 술 더 뜬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이 당황했을 것"이라며 "잘 된 것인지 못 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위협 도발이 없이 진행되자 오히려 우리가 선수를 친 결과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북한에 저자세거나 교류가 없던 것보다는 균형 잡혔다고 볼 순 있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한반도를 둘러싼 위협적 분위기로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와 두드러진 업적이 없지만 앞으로 지켜보겠다는 평가가 반영됐을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아울러 일관성을 지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틀린 방향으로 일관성을 지켜가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개성공단 문제 해결방법 등에 비판적 시각도 팽배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선행조건으로 주문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관문인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국사무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원칙만을 고수하며 대화에 나서고 있지 않은 정부의 자세를 꼬집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겠다고 말만 했지 실제로 행동에 옮겨지지 않았다"며 "개성공단 문제도 최악의 위기로 가고 있지만 창의적·적극적 접근법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이기보다 원칙을 고수하면서 이것을 따르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자세이므로 성공할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며 "기대가 컸는데 최근 기대가 사그러져가는 단계라 아쉽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의 추세로 본다면 한중정상회담을 잘 끝내도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로 갈 수 있다"며 "이럴경우 남북 때문에 6자회담도 깨지고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가능성도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원칙을 고수한다면 북한이 더 고개를 숙일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것이다. 완강한 자세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북 압박만을 고수하는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 교수는 "박 대통령이 원칙에 의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데 대북 원칙이 뭔지 모르겠다"며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는 헌법정신과 부합하는 것인지 상충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핵심은 대화와 압박인데 그 출발점은 대화 아니겠느냐"며 "대화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압박을 먼저 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의한 대북정책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 해법은 '대화'와 '융통성'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대화'와 '유연성'을 주문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돼야 대화에 나서겠다는 정부의 방침보다는 먼저 대화와 유연성을 통해 신뢰를 쌓아 북한의 전향적 태도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사실상 개성공단 정상화를 바라는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정부가 너무 원칙만 고수하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에 완승하려 하지 말고 체면을 세워 주면서 승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함 교수도 "가장 바람직한 것은 결국 대화를 하면서 교류하는 것"이라며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은 장기간에 걸쳐 인내를 갖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는 "개성공단도 가능한 빨리 열어 경제논리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 정부의 경색된 태도가 아닌 융통성 있는 대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 원칙은 지키되 정치적으로는 상관 없이 인도적 지원을 하고 대화하며,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대로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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