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에도 인플레이션이 53년래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은 미국 경제의 적신호라는 것이 이루 연준 정책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연준이 자산 매입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비둘기파가 이 같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시장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물가 상승이 저조하지만 소비자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는 18~19일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결정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해석이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4월 연율 기준 미국 소비자물가는 1.1%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1960년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4월 1.9%에서 상승폭이 상당폭 위축된 것이다.
이와 관련,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를 포함한 연준 비둘기파는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판단하며 자산 매입을 지속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내수 경기가 강하게 회복되지 않고서는 매크로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연준 역시 양적완화(QE)를 종료하는 조건으로 인플레이션 2.0%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UBS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수요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UBS의 샘 코핀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을 누르는 것은 의류와 헬스케어를 포함한 일부 산업이며, 소비자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둔화가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달러화 상승에 힘을 실어 수입 물가 부담을 낮춰주는 순기능을 한다는 평가다.
물가가 안정을 이루는 한편 소득이 늘어날 때 내수 경기가 보다 강하게 살아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유니크레디트 그룹의 함 밴홀즈 이코노미스트는 “완만한 인플레이션이 연준에 일정 부분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산 매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USB는 연말 10년물 국채 수익률 전망치를 2.0%에서 2.20%로 높여 잡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