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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경제 악영향? 변수는 이집트-미국 재고

기사등록 : 2013-07-0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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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봉쇄·병목현상시 '대란' 경고도

[뉴스핌=김동호 기자] 이집트 정국 불안에 국제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돌파했다. 올 상반기 소폭 상승세를 보인 국제 유가는 하반기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어서, 세계 경제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에 취약한 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집트 자체의 산유량은 많지 않지만, 중동지역 석유 수출의 주요 통로인 수에즈운하가 있다는 점에서 이집트의 정국 불안에 따른 유가 변동 가능성 역시 크다. 전날 군부에 의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실각은 이후 이집트 사태 확산에 대한 우려 역시 키우고 있다.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1.64달러(1.7%) 오른 배럴당 101.24달러를 기록했다. 4일 아시아 시간대에서 소폭 하락하는 듯 했지만 여전히 101달러 선이 유지됐다.

WTI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해 5월 이후 14개월만이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역시 올랐다. 이날 브렌트유는 1.78달러 가량 오른 105.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미한 가운데 이 같은 유가 상승이 경제 성장률 회복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이집트 사태 등이 유가에 미칠 영향이나 이것이 세게경제에 미칠 영향은 미지수다. 하지만 에너지시장과 이에 영향을 크게 받는 나라와 지역은 수에즈 운하 지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국제 유가가 100달러 선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 유가 흐름에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이집트 사태의 해결 여부다. 무르시 대통령을 실각시키고 권력을 장악한 이집트 군부가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 정국을 안정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부는 야권과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새로운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이슬람 세력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데다 정치 계파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경우 이집트의 정국 불안은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많다.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 및 송유관 통과 등으로 중동 지역 원유 수출의 주요한 통로가 되고 있으며,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국가다.

이날 스트래티자스리서치(Strategas Research)의 돈 리시밀러 이코노미스트는 "이집트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운하가 봉쇄되거나 병목현상이 발생한다면 공급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시 업데이트' 레터 발행인인 앤드류 부시는 "아랍의 봄을 경험한 뒤라 시장의 충격이 아직은 작지만, 유가가 배럴당 105달러를 넘어설 경우 증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05달러가 중요한 것은 이 수준에서 소비자들이 영향을 받기 시작하고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은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칠 경우 부담이 배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뱅크오브웨스트의 수석 경제전문가 스코트 앤더슨은 "미국 경제는 배럴당 100달러 대 유가를 견딜 수 있기는 하지만, 그 기간이 짧아야 한다"면서 "국제 유가보다 휘발유 소비자판매가격 동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제솝 분석가는 최근 이집트 정정 불안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에서 마감될 것이란 전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기 둔화로 석유수요가 약한 데다 공급은 여전히 충분할 것이란 점, 중동의 우련느 시간이 가면 다시 줄어들 것이란 점 등을 그 배경으로 들었다. 또 세계 석유시장에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경우 미국과 동맹국들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원유 재고량 감소 역시 하반기 국제 유가 상승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유가 급등은 이집트 사태 이외에도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주 원유재고가 1035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230만 배럴 감소보다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PVM 오일 어소사이어츠의 타마스 바가 원유 애널리스트는 "원유 시장이 주식시장 약세와 강달러 흐름을 무시하고 매우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즈호 증권의 밥 요거 분석가 역시 "한꺼번에 많은 재료들이 나타나면서 시장이 상승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유가가 장기적인 상승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성장 둔화와 경기회복 부진 등 기존에 유가 하락의 원인들이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더불어 양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더욱 둔화될 전망이다. 또한 유로존의 경기 부진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원유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낮다.

이 외에도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미국이 유가 상승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연준의 벤 버냉키 의장은 경기회복 정도를 감안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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