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주택에 세들어 살때 보증금과 월세를 나눠 내는 '반전세'가 일반화되고 있다.
일부 고가 아파트 단지에선 전세보다 반전세 계약이 더 많아졌다. 전셋집 찾기가 어려워지자 집주인들이 반전세를 선호하게 된 것.
반전세는 집주인에게 매월 임대수익을 보장해주지만 세입자에겐 부담이 된다.
23일 부동산업계와 서울시 주택거래량 정보에 따르면 서울지역 일부 아파트 임대차 계약에서 반전세가 전세 계약을 추월했다. 국내에서만 볼 수 있는 전세제도가 극심한 전세난에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는 이달(1~22일) 반전세 계약이 7건으로 전세계약(5건)을 뛰어넘었다. 지난 6월에는 전세계약이 19건으로 반전세 8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단지 인근 국민공인중개사 대표는 “거래건수가 많지 않아 반전세 계약이 전세를 완전히 추월했다고 단정 짓긴 어렵지만 최근 거래가 크게 늘어난 건 사실이다”며 “집주인들이 일단 월세나 반전세 세입자를 우선시 하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구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리2차는 이달 들어 전세계약이 단 한건도 없고 반전세 계약만 4건이 체결됐다. 강남구 삼성동 LG선릉에클라트 아파트는 전세계약이 1건이지만 반전세는 3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노원구 월계동 미륭·미성·상호3차 단지는 반전세와 전세가 각각 5건, 4건이 이뤄졌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는 전세계약이 5건이고 반전세도 4건으로 비슷했다. 전달 반전세와 전세가 각각 11건, 34건으로 전세비율이 높았던 것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반전세 계약이 급증하자 보증금 비율은 점차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매달 내는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전세 조차도 월세화되고 있어 세입자들의 임대료 부담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강북구 미아동 P공인중개소 실장은 “보증금 대비 월세 비율이 0.1% 정도인 20만~30만원선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엔 월세를 50만~60만원까지 높게 받으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며 “반전세 매물과 계약건수가 늘수록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우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