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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기업들의 열성적인 '실리콘 밸리 벤치마킹'

기사등록 : 2013-07-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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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월마트 등 전통기업들 신기술 및 문화 흡수 노력 다수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제너럴일렉트릭(GE), 포드모터스 같은 이른바 '굴뚝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전초기지'를 두고 실리콘 밸리의 아이디어와 신 기술 받아들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들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실리콘 밸리 태생의 작은 기업들이 어떻게 급성장하고, 그로 인해 한 시대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다. 리스크 감수(risk taking), 속도, 혁신, 그리고 초경쟁(hypercompetition), 협업 등이 실리콘 밸리 벤처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보는 것.

일부 이런 수고스러운 노력은 결실을 보기도 했다. 

BMW가 그런 예다.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런 리카도 BMW 테크놀러지 오피스 헤드(출처=월스트리트저널)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BMW그룹 테크놀러지 오피스 헤드인 대런 리카도는 "우리는 실리콘 밸리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전체 기업에 퍼뜨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 멤버가 2~3년간 독일 뮌헨에서 지내며 실리콘 밸리에서 배운 것들을 전파한다. 그리고 독일에 있는 일반 사원들에서부터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교대로 실리콘 밸리 사무소를 방문하는 식이다.

15년 전에 실리콘 밸리에 '입성'한 BMW는 애플과 손잡고 아이팟을 장착한 자동차도 선보였다. 리카도는 "실리콘 밸리에 있지 않았다면 성사되지 못했을 일"이라며 BMW는 실리콘 밸리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i3 전기차를 개발해 내년 초엔 미국 내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지난 2011년 4월 소셜 분석을 하는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코스믹스란 곳을 3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이 곳은 현재 월마트 전자상거래 부문의 연구개발(R&D)인 @월마트랩스의 모태가 됐다. 코스믹스를 인수한 뒤 몇몇 기업을 더 인수하는 과정에서 월마트는 데이터, 모바일, 소셜 기술 등에 해박한 전문가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라비 라즈 @월마트랩스 제품개발 부문 부사장은 "현재도 회사는 20% 이상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전환(conversions)을 꾀하고 있다"면서 "본사가 있는 아칸소주 벤톤빌에 있는 것보다 실리콘 밸리에 있음으로써 더 신속하게 소셜 기술들을 이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월마트랩스가 만든 것 가운데 유명한 것이 샤피캣(Shopycat)이라는 페이스북 앱. @월마트랩스는 고객들이 핀터레스트에서도 인기있는 제품을 잘 발견할 수 있는 스파크 스튜디오(Spark Studio)를 개발했다.

포드는 실리콘 밸리 사무소를 하나의 지역 사무소로만 간주하지 않는다. 포드 리서치 & 이노베이션을 이끌고 있는 K.벤카티쉬 프라사드는 아예 자신의 연구팀을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본사로부터 떼어 팔로 알토로 옮겼지만 "우리는 여전히 포드에 소속돼 있는 한 팀이며 함께 일한다"고 밝혔다.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주창하는 그는 포드에서 차세대 먹거리를 찾는 사람(What’s Next guy)라 할 수 있다.

(출처=디지털트렌드닷컴)
포드 리서치 & 이노베이션은 빠르게 진행되어야만 하는 몇 가지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3D 프린터와 임베디드 전자기기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6주 만에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야 하는 것도 있다. 포드 본사에 있는 직원들은 팔로 알토에 있는 과학자, 엔지니어들과 만나 해커톤(Hackathon)에 참여하기도 한다. 

해커톤은 무언가를 만들고 파고든다는 의미의 영어단어 '핵(Hack)'과 장시간 달리기를 의미하는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모여서 오랜 시간동안 무언가를 같이 만드는 것을 말한다. 구글 같은 실리콘 밸리 기업들에겐 자연스러운 문화다.

전통적인 제조업체 GE도 지난 4월 EMC에서 분사해 나온 벤처 기업 피보탈에 10%의 지분 투자를 하고 제휴 관계를 맺었다. 이미 캘리포니아주 산 라몬에 자리잡고 있던 GE의 소프트웨어 센터가 새 가전을 개발하는데 피보탈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키로 했다.

WSJ은 굳이 실리콘 밸리까지 와서도 폐쇄적인 조직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즈앤노블은 지난 2009년 실리콘 밸리로 옮겨왔고 누크라는 전자책 리더기를 만들고 태블릿PC 시장까지 넘봤으나 실패했다. 

레티클 리서치의 로스 루빈 애널리스트는 누크에만 제한적인 앱을 사용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 밸리 기업들은 이미 간파하고 있는 '생태계(ecosystem)'를 무시한 결과라는 것이다. 지난 8일 반즈앤노블 윌리엄 린치 CEO는 누크 사업을 철수한 것과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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