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코스피가 신흥국 외환위기 우려에 1890선을 내줬다. 하지만, 이번 신흥국 외환위기 우려가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20일 전날보다 29.79포인트(1.55%) 하락한 1887.85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소폭 하락 출발한 이후 외국인의 매수가 늘면서 상승 반전했다. 하지만, 정오 무렵 인도 및 인도네시아의 외환위기설이 불거지면서 다시 하락 반전해 차츰 낙폭을 키웠다.
신흥국들의 외환위기 우려로 시장이 요동쳤지만, 이것이 우리 증시에서 장기 악재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들의 외환위기로 인해 우리나라도 일시적인 충격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 금리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라 신흥국 위기에 동반으로 무너질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외국인의 움직임에서도 달리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닷새째 매수세를 이어가며 2883억원 순매수했다. 개인도 21억원 순매수, 기관은 2861억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에서 각각 864억원과 976억원으로 모두 매도 우위다.
김지혜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이날 선물에선 외국인이 매도했으나 달리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은 아니다"라며 "개별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모습으로 방향성을 논하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보험업종만이 조금 올랐을 뿐, 그 외 전 업종이 내렸다. 의료정밀업종이 7.68% 급락했고, 종이목재와 화학, 의약품, 철강금속 그리고 건설업종도 2% 대 낙폭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상위 20위권에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만이 소폭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1.32% 떨어진 것을 비롯해 현대차, 포스코, LG화학, SK이노베이션, LG전자, 현대중공업 등도 1~3% 내렸다.
이철희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우리 시장은 조정 타이밍"이라며 "인도나 인도네시아의 외환위기로 인해 같이 무너질 가능성은 없다"고 언급했다.
최근 미국 시장이 고점 이후 2주 정도 조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국들에 대한 저점 매수가 있었고, 그 신흥국들 중에서 펀더멘탈 강한 애들은 사고, 약한 애들은 공격했는데 그 약한 애들이 현재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그 신흥국들이 외환위기로 가나, 안 가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개혁 의지가 있나, 없나가 중요하다"며 "개혁 의지만 피력한다면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센터장은 "당분간 코스피는 1830~1970 선에서의 박스권이 예상된다"며 "1850선 아래에서는 매수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2.92포인트, 2.35% 내린 537.57로 거래를 마쳤다.
최 센터장은 "그간 코스닥이 코스닥보다 아웃퍼폼(Outperform:시장 상승률 이상의 수익률)돼 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코스닥의 변동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