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지난 몇 주간 힘을 얻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전망과 로렌스 서머스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설이 흔들리고 있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리스트인 게이빈 데이비스는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로 연준의 9월 테이퍼링과 서머스의 10월 연준 의장 지명설이 불확실해졌다고 주장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자산매입 축소에 나서고 2014년까지 이를 종료할 것이라는 확실한 전망이 형성됐지만, 8월 고용보고서 결과가 이런 믿음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반응이다.
미국의 비농업부문 일자리 증가세가 점진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업률이 7.3%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노동참여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나마 늘어나는 일자리 역시 대부분 일용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직종이라는 점에서 소비에도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연준이 이번 고용보고서 결과를 고용시장의 확실한 개선 흐름으로 받아들일 것이냐인데 지난 2009년 이후 고용 지표의 세부 지수를 살펴보면 취약한 부문이 드러나고 있다.
데이비스는 펄크럼 자산 운용사의 데이터를 근거로 작성한 도표를 인용해 대부분의 고용 지표가 3차 양적완화가 시작된 2009년에 비해 개선됐지만 고용률은 예외적으로 정체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FT 재인용> |
이는 노동시장 참여율이 낮다는 것으로 가장 낙관적으로 해석하면 적정 수준의 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구직을 단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좀 더 엄격한 시각에서는 경기 회복에도 고용 참여율이 계속 감소하는 구조적인 변화로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고용보고서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를 통해 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이전 전망보다 더 작게 가져가거나 온건한 정책 기조를 예고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머스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에 대한 전망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악관은 서머스에 대한 여론 환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오히려 진보진영의 반발을 부채질한 모양새가 됐다.
여기에 일부 언론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를 연준 의장에 지명해도 상원의 비준을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3명의 상원 금융위원회 의원이 서머스 비준에 반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머스가 진보진영으로부터 배척을 당하는 이유는 그가 금융권에 대한 규제 강화에 미온적이며 양적완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금리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자넷 옐렌 부의장은 이런 점에서 서머스와 차별화되고 있다.
한편, 전 연준 부의장을 지냈으며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던 로저 퍼거슨 TIAA-CREF의 대표이사는 8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실업률 하락 속도가 완만하고 경제활동참가율 증가세가 느리다면서 "아직 미국경제가 금융 위기 이후 지속되는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퍼거슨 씨는 또 '테이퍼링' 우려에 따라 신흥시장의 불안이 나타나고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등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또다시 위기가 오지 않도록 에너지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