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애플의 신제품 발표는 큰 화제를 모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예상 밖의 '깜짝쇼'도 없었다. 소문대로 였다. '아이폰5S'와 저가의 '아이폰5C'를 선보이는 데 그쳤고 10일(현지시간) 애플 주가는 2.28% 떨어져 500달러 밑으로 내려섰다.
아이폰5S에 추가된 기능에선 지문인식 보안이 눈에 뛴다. 그 밖에 구동을 빨리할 수 있는 칩을 장착한 것과 카메라 기능이 개선됐다는 점이 다르다. 저가 아이폰을 가지고 중국 등 이머징 시장에 공격적으로 도전하겠다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를 기다렸던 언론이나 사용자들의 반응은 냉정한 편이었다. C넷은 '실망스러운 5가지 포인트'란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신제품 발표를 하고 있는 필 쉴러 애플 부사장.(출처=파이낸셜타임스) |
C넷은 실망스러운 포인트로 ▲ 스크린 크기가 여전히 똑같다는 점 ▲ 더 빠른 칩은 스마트폰에 있어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 ▲ 배터리 수명에 있어 발전된 것이 없다는 점 ▲ 여전히 128기가바이트(GB) 모델이 없다는 점 ▲ 혁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스크린 크기'나 '배터리 수명' 등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4에 대비되는 아이폰의 대표적 약점이다. 그러나 "화면을 더 키워야 한다"는 주문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C넷은 "아이패블릿(iPhablet)을 내놓는 것보다는 아이폰의 스크린 크기를 키우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데스크탑 컴퓨팅 시대, 그것도 초기엔 속도 경쟁이 가속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칩(프로세서)를 가지고 속도 경쟁을 하진 않는다. C넷은 이날 발표회에 필 쉴러 부사장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올라와 신제품, 특히 64비트 A7 칩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설명했지만 그것이 사용자에게 체감될 성능 업그레이드는 아닐 것이라고 봤다.
그것보다는 배터리 수명이 더 관건이었다는 지적. C넷은 아마도 대부분의 아이폰 사용자들이 바라는 것이 배터리 수명 늘리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128GB 정도 되는 저장용량은 여전히 없었다는 점도 실망스럽다고 했다. 아이폰5S는 아이폰5와 똑같이 16GB, 32GB, 64GB 제품이 출시된다.
C넷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 게임, 음악, 영화 등을 저장하고 다니고자 한다"면서 64GB 이상을 내놓고 있지 않는 점은 실망스럽다고 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대표주자 갤럭시4S는 마이크로SD 카드를 추가하면 저장 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물론 배터리 여분을 갖고 다니며 교체해 쓸 수 있다는 '고전적인' 장점도 있다.
새 아이폰5S에는 홈버튼만 누르면 지문이 인식돼 디지털 신호로 바뀌어 잠그고 해제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아이폰5S에서는 아무 손가락의 지문이나 홈 버튼에 대고 누르면 일단 인식이 된다. 터치 센서가 장착돼 있는 것이다. 홈버튼을 터치하면 잠금이 해제된다.만약 아이튠즈에서 상품을 구입하려면 아이폰5S에 있는 디지털 서명으로 바꿔야 한다. 이 지문은 저장되지 않도록 했다.
만약 손가락을 다치거나 해서 지문이 파손된다면, 그리고 홈 버튼의 스캐너가 고장이 난다면 패스워드 방식으로 바꿔 잠그고 해제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기능을 위해 애플은 지난해 중반 이스라엘의 바이오 기술업체 오센텍(AuthenTec)을 인수했다.
C넷은 그러나 이런 지문인식 기능은 작은 혁신이고 언젠가 다른 스마트폰들도 모두 채택해야 할 기술일 수도 있다면서 사용자들은 이번 신제품을 보고 "와우(Wow)"하며 놀라기 보다는 "시시한데(meh)"라고 했을 뿐이라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아이폰5C의 가격도 경쟁력이 별로 없다고 봤다. 아이폰5C의 소매 가격은 2년 약정을 맺을 경우 99달러, 199달러, 약정을 맺지 않으면 16GB 제품 가격이 무려 549달러다. 아이폰5S 최고 가격(399달러)보다도 높다. 월가의 예상치보다 높은 것은 물론이다.
애플의 발표회가 있던 10일(현지시간) 주가. 전일보다 2.28% 하락, 494.64달러를 기록하며 500달러 아래로 내려섰다.(출처=파이낸셜타임스) |
또한 새 제품이 나올 경우 기존 제품의 가격을 낮췄던 관례도 없애기로 했다. FT는 애플이 이같이 결정한 건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등에 시장 점유율이 밀리고 있는 상황을 극복할 때까지는 마진을 줄이는 희생을 하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