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5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언급 이후 패닉에 빠졌던 아시아 증시가 ‘스위트 스팟’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수익 기회가 크게 열려 있다는 얘기다.
19일(현지시간) 씨티그룹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한 주 동안 아시아 증시로 58억달러의 자금이 몰려든 것으로 집계됐다.
연준의 부양책 축소에 대한 우려로 약 4개월가량 글로벌 유동성이 썰물을 이루며 자산 가치가 급락한 한편 증시가 널뛰기를 연출했지만 투자심리가 한층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달 들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달러화 15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4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아시아 지역으로 자금 유입이 재개되는 정황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진정된 데다 연준이 17~18일 회의에서 양적완화(QE) 축소를 단행하지 않은 데 따라 아시아 지역의 투자 매력이 크게 부각됐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단기 투자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 사이에 아시아 증시 ‘사자’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JP 모간의 비티느 머쉬라 동남아 증시 헤드는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연준의 테이퍼링 움직임이 재개될 수 있는 만큼 자산시장의 상승 흐름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식과 외환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은 물론이고 회사채, 기업공개(IPO) 시장까지 활기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의 슈퍼마켓 업체인 로빈슨 리테일 그룹이 8억달러 규모로 주식을 발행할 예정이며, 중국 친다 자산운용이 20억 달러에 이르는 IPO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 정책과 관련된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에드몬드 드 로스차일드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고드 펀드매니저는 “아시아 IPO 시장은 펀더멘털이 취약한 상황”이라며 “연준에서 테이퍼링 언급이 다시 나올 경우 급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