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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법정관리] '8.5%의 유혹'…1년 반 후 '반토막'

기사등록 : 2013-09-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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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손절매' 또는 '몇 년 인내해야'

[뉴스핌=김선엽 기자]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동양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1만원하던 동양채권은 30일 3000원대로 떨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은 반토막난 채권을 눈물을 머금고 팔거나 막연하게 회사 정상화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청산 절차를 밟을 경우 원금의 얼마나 건질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발행 당시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다. 예컨대 오는 11월 4일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257의 경우 발행 당시 기대수익률은 연 8.5%(표면이자율)였다.

이후 1년 4개월 가까이 1만원대 주변에서 움직이던 채권가격은 지난 23일 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 지원 불가 결정을 발표하면서 폭락하기 시작했다.

이어 30일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이날 오후 3시 34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1521원 떨어진 3549원까지 가격이 내려왔다.

30일 오후 3시 34분 현재 동양그룹 채권 가격 <출처:한국거래소>
그렇다면 이 채권의 실제 손해 규모는 얼마나 될까.

현재가를 3500원으로 가정할 경우 투자자는 발행가 1만원당 6500원의 자본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지난해 6월부터 16번 지급된 이자 총액이 1만원당 1333원(1만원 X 8.5% X 16개월/12개월)이다.

따라서 발행 당일인 지난해 5월 4일 대비 올해 9월 30일 기준 손실 규모는 1만원당 5367원(-6500원+1333원)이 된다. 시가평가를 할 경우 투자자는 1년 4개월 동안 마이너스(-) 53.7%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연율로도 마이너스 40%가 넘는다.

다른 채권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9일 현재 동양증권이 판매한 ㈜동양 발행 회사채 규모는 8725억원이다. 투자자 수는 2만8168명으로 99.4%가 개인투자자다.

결국 개인투자자는 지금이라도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를 헐값에 내놓거나 법정관리를 통해 출자전환 또는 기업청산을 기다려야 한다.

현재 일부 투자자는 법원에 의한 출자전환을 기대하며 채권을 움켜쥐고 있다.

예컨대 법원이 동양 회사채에 대해 50%를 주식으로 출자전환을 명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10여년에 걸쳐 반환해 줄 것을 지시할 경우 3500원 이상의 금액을 건질 수 있다는 기대다.

회사채 시장의 한 관계자는 "법원은 일단 회사채에 대해 액면가를 인정해 준다"며 "만약 50% 정도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10년 동안 순차적으로 반환하도록 할 경우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 이상을 출자전환하도록 한다면 회사채 투자자의 손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 경우 투자자는 계속 법정관리 및 기업회생 과정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투자자들의 고민과 한숨이 깊어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여기에 최악의 경우로 기업청산까지 갈 때, 과연 종업원 급여 등 우선변제권을 제외하고 나면 회사채 투자자들이 얼마나 건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현재로서 ㈜동양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의 가치를 가늠하기 매우 어려운 데다가 법정관리 수용 여부, 출자전환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산재하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의 또다른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채무 관계자 정지되기 때문에 만기가 도래해도 원금을 달라고 주장할 수가 없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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