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아시아 헤지펀드 업계가 점차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3일 자 파이낸셜타임스가 업계 조사업체 및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운용되는 헤지펀드 자산 규모는 총 1400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헤지펀드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7%에 불과하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태도에 맞춰 운용사의 대응도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아시아 헤지펀드는 총 100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자금 유입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15~20개의 헤지펀드는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대형 헤지펀드와 같은 전문적인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서 18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ADM 캐피털의 롭 애플비 공동 창업주는 "아시아 헤지펀드 업계는 십 대 청소년기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겉에서 보기에는 확실히 매력이 없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2008년에 이르러 위험에 대한 헤지 없이 아시아 시장에 지나치게 투자했던 관행이 사라진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오아시스 캐피털의 세스 피셔 대표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있지만 적절한 관리와 실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의 앵거드 피츠윌리엄 헤지펀드 캐피털 그룹 이사는 아시아 헤지펀드에 유입되는 자금 대부분은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투자자들이 합리적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최근 몇년간 아시아 지역 펀드 업계의 변화에 맞춰 투자자들의 태도도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전 아시아 헤지펀드들은 보통 20% 남짓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손실에 대한 안전망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2007년과 2009년 사이 아시아 지역에서 운용되는 헤지펀드 자산의 1/3이 환매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자산의 1/5가 사라진 유럽 헤지펀드보다 가파른 자금 유출을 경험한 것이다.
이후 미국 장기 투자자들은 과거 버나드 메도프의 폰지 사기와 같은 사건을 계기로 위기 통제 시스템을 비롯한 '백오피스' 기능을 펀드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티 캐피털과 제휴를 맺고 매크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지오프리 바커는 "홍콩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다양한 규제와 사업 리스크가 넘쳐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UBS의 팀 와넨마처 서비스 담당자는 최근 몇년 간 아시아에서 새로 출범한 대형 헤지펀드의 자질이 극적으로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을 선호하고 있지만 한 곳에 전념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하면서 지역 헤지펀드 매니전들은 전 세계적으로도 두각을 드러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은행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트레이더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연봉 인상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신규 헤지펀드 설립이 이전에 비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정보 제공업체인 프레킨에 따르면 올들어 총 418개의 헤지펀드가 신규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25개의 신규 펀드가 설립된 지난해와 780개 업체가 설립된 2011년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