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 월가가 정부 폐쇄 여파에서 벗어나자마자 기업공개와 채권 발행이 줄을 잇고 있어 시장에 새로운 위험 신호로 반영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0일 자 월스리트저널은 칼럼니스트인 E.S 브라우닝이 최근 월가에서 기업공개와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시장의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을 실었다. 이 칼럼에서 브라우닝은 소셜네크워크 업체인 트위터의 21억 달러 상당의 기업공개를 지목하면서 과거 시장의 과열 현상을 경험했던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현상을 경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9억 5000만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파, 밀러 앤드 워싱턴'의 마이클 파 대표는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주식과 채권이 팔리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상장과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시장이 당장 조정에 들어가도 놀라운 일은 아닌 상황에서" 활기가 꺾이기 전에 업체들이 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장 조사업체인 딜로직(DeaLogic)의 집계에 의하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장에 나선 기업들은 총 51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630억 달러를 기록한 지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나아가 이미 상장된 기업들의 주식 발행 규모는 올해 10월까지 총 1550억 달러로 딜로직이 통계를 작성한 지난 1995년 이후 최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들의 채권 발행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발행된 미국 회사채 규모는 9110억 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개발도상국 시장의 회사채 발행 규모도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치인 8190억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모두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S&P500 지수는 지난 52주간 28% 상승했으며 지난 주말 기준 1770.61까지 올라 이전 고점인 1771.95를 다시 눈앞에 두고 있다.
채권 시장의 열기는 주식 시장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최근 회사채 시장으로 뛰어든 것은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 관측 때문이라는 것.
미국 정계가 예산안으로 대립각을 세울 당시, 연준의 자산매입 관측이 후퇴하면서 채권 가격이 상승한 바 있다. 기업들은 이 시기에 맞춰 채권을 발행했지만 최근 발표된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자 장기물 채권을 중심으로 금리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록 기업공개와 회사채 발행의 증가세가 곧바로 조정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마이클 파 대표는 "주식 시장이 최대로 과열되기 전에 펀더멘털과 주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은 이런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S&P500 지수는 현재 기업들의 실적 대비 19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이전 평균인 16배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이전 약세장 직전에 기록했던 20~30배 수준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