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기범 기자] 지난 12일 서울 외환시장은 역외·수입업체와 수출업체 사이에 '윈윈'(win-win)트레이드가 있던 하루였다.
13일 서울외국환중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거래량은 116억달러로 지난 6월 25일 128억달러 이후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으로 1시간 늦게 개장했던 지난 7일 47억달러보다 약 2.5배(69억달러)많은 수치다.
시중은행의 A 딜러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물량이 많은 가운데 역외 비드(매입호가)도 만만치 않아 1071원을 부근에서 공방이 심했다"며 "특히 장 초반 예상과 달리 전일 상승세를 이어지지 못하자 거래가 상당히 많았다"고 전했다.
거래량이 많았던 이유에 대해 대다수 시장참가자는 달러를 사려는 역외 및 수입업체와 달러는 팔려는 수출업체 모두 현재 환율 수준인 1070원에서 만족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B 딜러는 "사는 쪽은 1070원에서 더 오른 것이란 불안한 마음에 환율이 주요 지점을 돌파하면 서둘러 파는 경향이 있다"며 "오늘은 게다가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여 더 초조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A 딜러는 "지난달 연저점을 봤던 원/달러가 오래간만에 1070원을 넘자 수출업체 쪽에서 달러 매도 메리트가 커졌을 것"이라며 "어제 장 막판까지 오르다 보니 팔지 못한 네고물량이 오늘 초반에 대거 출회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1차 저항선이었던 1070원이 넘은 상황 자체가 시장의 요동을 줘 달러 매수·매도 주체간 동상이몽을 유발, 현 시점에서 팔 메리트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선물 이대호 연구원은 "거래량이 많았는데 1.10원 하락에 불과했다는 것은 그만큼 공방이 치열했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중은행의 C딜러는 "양적완화를 유지하는 가운데 옐렌 차기 연준 의장의 인사청문회는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양적완화(QE)축소 리스크를 짊어지고 가지 않으려는 심리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외국계은행의 B 딜러는 "1070원을 상향 돌파하며 원/달러가 변곡점인 상태지만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는 거주자 외화예금, 2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인 경상수지를 고려할 때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환율이 조정을 받고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환율 전망을 같고 있는 업체 쪽에서는 서둘러 물량을 내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
[외환/마감] 환율 4일만에 하락, 1070원은 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