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만 6000선을 넘었고 나스닥도 장중 한 때 4000선을 찍고 내려왔다. 주가의 끝없는 고공행진에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거품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과거 거품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 미국 증시를 거품으로 보긴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급등세가 내년까지 재연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점도 인정한다.
지난 1999년 12월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초로 4000선을 돌파한 뒤 사상 최고치인 4696.69까지 올라섰다. 이후 IT 거품으로 지수는 급속히 붕괴되며 불과 2년 만에 1200대로 주저 앉았다. 이랬던 나스닥이 어제(25일) 3994.57로 마감하면서 다시 한번 40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나스닥 변동 추이. [출처 : WSJ Data] |
마켓워치의 마크 헐버트 칼럼니스트는 이와 관련해 증시가 크게 오르고 있지만 당시 만큼 과대평가된 것은 아니라며 거품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1999년 12월과 현재의 수익성 관련 지표들을 비교하며 그때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헐버트에 따르면 1999년 12월 나스닥의 주가수익비율은 29.7배로 현재의 19.1를 크게 웃돈다. 경기조정 주가수익률(CAPE) 또한 44.2배를 기록해 지금의 24.4배보다 훨씬 높다. 헐버트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매출액비율(PSR) 또한 현재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지적하며 현재 상황이 거품임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과거와의 비교가 아닌 다른 증거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들의 급등세가 내년 증시에도 반영돼 상승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S&P캐피탈IQ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S&P500지수가 20% 이상 올랐을 때 그 다음해는 대부분 전년도 절반 수준의 상승세가 유지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S&P지수는 열여덟 차례나 2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중 78%가 다음해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평균 상승률은 10%를 나타냈다. S&P지수가 다음 해까지 상승세를 이어간 비율은 70%이며 전체 평균 상승률은 8.4%다.
높은 유동성도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근거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림탭스의 데이빗 산치 CEO는 "충분한 유동성으로 인해 연말 연휴시즌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림탭스에 따르면 지난 주 기업들이 저금리 및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244억 달러로 집계돼 최근 2개월 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파이퍼 제프리의 크레이그 존슨 증시 기술 투자전략가 역시 "주식 외의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작년에 전망한 것처럼 주식으로의 대 순환(The great equity rotation)이 나타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S&P지수가 올해 1850에 이를 것이며 내년까지 2000선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S&P500지수 변동 추이.[출처 : WSJ Data] |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