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저금리의 패러다임으로 바뀌면서 자산관리에서도 글로벌화가 중요해졌습니다. 뉴스핌은 이런 추세에 맞춰 글로벌 자산관리(GAM: Global Asset Management)에 필요한 전략과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국내 유수 금융기관들의 단기(1~3개월), 중기(3개월~1년), 장기(1년이상)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종합해 매월 [뉴스핌GAM]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註]
[뉴스핌=박기범 기자] 자산전문가들은 내년 호주달러, 유로 등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달러와 원, 위안, 페소는 강세 관측이 우세했다.
5일 뉴스핌이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2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조사에서 '올해 12월 초 환율보다 내년 평균적으로 약세를 보일 통화를 무엇인가'을 물어본 결과, 설문에 응답한 10개 금융회사들은 호주달러 3곳(30%), 유로화 2곳(20%), 인도 루피 2곳(20%), 엔 2곳(20%) 순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호주달러는 11월과 12월 뉴스핌의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가장 고평가된 통화로 지목받은 바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태동 자산운용본부장은 "글로벌 상품시장의 부진과 완화적인 중앙은행의 스탠스로 인한 약세뿐만 아니라 캐리트레이드 자금 유출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8년 이후 진행된 캐리트레이드로 인한 상승폭을 고려할 때 빠져나간 자금도 많지만 아직 추가 약세의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올 7월과 8월 외환시장의 최고 이슈로 자리 잡으며 초약세를 보였던 인도 루피의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하나은행 이형일 PB사업부 본부장은 "경상수지 및 외환보유고 측면에서 취약한 인도 루피화의 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했다.
내년 추가적인 양적완화가 예상되는 엔화에 대한 약세 전망도 두드러졌다.
우리은행 김옥정 WM사업단상무는 "아베 정부의 부양책이 지속되고 있어 엔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질문에 강세 응답을 한 하우스는 14개였다. 자산 전문가들은 내년 달러 5곳(36%), 원 2곳(14%), 위안 2곳(14%), 페소 2곳 (14%) 등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핌 설문조사를 통해 꾸준한 강세 예상을 받은 위안과 달러, 원을 제외하고 멕시코의 페소화가 내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게 이채롭다.
신한은행 김시현 팀장은 "미국 경기회복의 수혜국가이며 달러 대비 상대적 고금리 국가로서 달러 캐리트레이드의 주타겟 국가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달러을 꼽은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축소가 주된 이유였다.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하용현 센터장은 "견고한 경기회복세를 지속 중인 미국은 상반기 테이퍼링 시행이 확실시되고 있다"며 "하반기 테이퍼링 종료와 함께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유로, 일본 등이 아직 팽창적 통화정책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변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원화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강세를 예상한 자산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상흑자와 외환보유고를 지목했다. 반면 약세를 전망한 하우스에서는 올해 충분히 고평가를 받을 점을 주목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와 같이 내년 원화의 환 변동성은 높을 것"이라며 "이달 현재 원/달러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라 내년 평균환율은 현 수준보다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보다 유로,파운드 '강세', 루피,엔 '약세' 나타나
5일 '연초전망보다 강세·약세를 보인 통화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글로벌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루피화, 엔화와 유로화, 파운드화의 강세가 당초 예상보다 통화가치가 각각 큰 폭으로 절상·절하됐다고 답했다.
우선 루피화 약세는 미국 출구전략에 따른 유출효과(Spillover Effect)로 풀이된다. 유출효과란 교육의 효과가 교육받는 학생에게만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웃, 가족, 사회전체에도 이익을 주는 것처럼 하나의 현상에 따른 외적효과를 의미한다.
한국투자증권 문성필 상품마케팅본부장은 "올해 5월 생각보다 빨리 미국 출구전략이 언급돼 신흥국 통화가 연초 예상보다 약세를 보였다"며 "그중에서도 경상수지 및 외환보유고 측면에서 취약한 인도 루피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평했다.
이어 엔화 약세는 아베노믹스에 따른 통화완화 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봤기 때문이라고 자산관리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태동 자산운용본부장은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약세가 예상되기는 했으나 연 15% 이상으로 크게 절하됐다"며 "일본 내부의 정책적 요소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이 완화적 정책에 대한 출구전략을 취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엔화의 약세가 추가적으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강세 통화로 지목된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경우 유로존 경제 상황의 전환이 주된 이유였다.
신한은행 김시현 팀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가 개선돼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였다"고 답했다.
유로화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하용현 센터장은 "유로존의 경우 경기회복세가 지연될 것으로 보았으나,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