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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삼성의 진화, 품격경영] 일류기업들의 '착한'전략

기사등록 : 2013-12-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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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⑦> 키워드 '3CO', 상생의 시대(글로벌)

 



[뉴스핌 Newspim] 글로벌 기업들의 '착한'전략은 영속적인 기업활동을 위해 필수 요소가 된지 오래다. 사회로부터 기업활동의 권리를 부여받았으니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해야한다는 의무는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에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일류기업의 반열에 오른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이제는 이윤창출, 즉 비즈니스 환경까지도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기업이 사회와 함께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고 그로인해 더 큰 이윤을 만들어 가려는 것. CSV(공유가치창출) 활동은 이래서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삼성전자가 최근 기존 CSR에 CSV활동을 추가해 새로운 사회적 책임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글로벌 사회의 요구에 발맞추면서 맹목적인 퍼주기식 공헌활동을 넘어 삼성전자와 글로벌 사회 모두가 '윈윈'하려는 노력. 삼성전자에게 착한전략이란 결과적으로 성과주의까지도 고려한 중요한 경영테마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성과까지 생각하는 사회적 책임 활동

사실 경영학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글로벌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인다. 단적으로 유럽의 경영학자들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덜 강조해 왔다.

사회주의적 성격이 강한 유럽에서는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되 더 중요한 가치를 사회적 책임에 두고 있고, 미국은 이윤을 우신시하는 자본주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영학자들 역시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기업을 오너나 주주들만을 위한 특정집단으로 바라보던 시선을 바꿔 이해관계자, 즉 사회구성원까지도 생각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영속적인 경영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의 일류기업들도 글로벌 사회적 책임 활동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면서 성과까지 올리는 착한전략을 경영에 접목시킨다.

예컨대 석유화학기업인 액슨모빌 역시 사업과는 다소 무관한 '말라리아'에 집중했다. 비즈니스의 25% 이상을 아프리카에서 하다보니 말라리아 문제에 자연스럽게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코카콜라도 인도 공장의 환경 파괴 이슈가 불거지자 자사 상품의 주원료이기도 한 '물'을 사회공헌 항목으로 정했다. 제품 생산에 사용한 물과 동일한 양의 물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게 목표다. 각국의 보유인력과 공급망을 활용하면서, 현재 94개국 400여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윤창출까지 이끌어내는 사례도 많다. 제조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아프리카에서 상당한 기간동안 의료환경 개선사업에 집중했다. 전제품 등 주력 사업군과는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통해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면서 의료기기라는 신시장을 발굴하고 이윤창출까지 본격화하고 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P&G의 기부 활동도 매출 신장의 주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유니세프와 연계해 기저귀 1팩을 사면 백신 1인분 기부하는 방식이다. 전세계 각국에서 기저귀 구입하는 부모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제약사인 화이자의 글로벌 건강 지킴이 프로그램도 세계 각국에서 사업 목표를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고 건강과 복지를 개선하는 새롭고 더 나은 방법을 찾고 개발하는 데 헌신한다는 게 화이자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특히 진출한 지역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빈곤층을 보살피면서 기업 이미지까지 높아져 이윤창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건강관리제품 생산업체인 존슨앤드존스는 간호사의 미래를 주제로 글로벌 캠페인 벌여왔다. 세계 60여개국에서 간호 전문인력의 양성부터 이들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까지 다양한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구축된 이미지를 기반으로 의약품부터 위생용품까지 수많은 상품을 희트시키고 이제는 세계 초대의 건강관리제품 생산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독한 윤리'..믿음·신뢰로 품격 형성

존슨앤드존스는 사실 50년 이상 '독한'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미국 내에서 믿음과 신뢰를 굳혀왔다. 사회적 책임의 한 방향성이자 믿고 살 수 있는 품격 높은 제품이라는 이미지까지 혹독하게 만들어왔던 것이다.

단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은 모든 것에 우선해 '우리의 신조'라는 윤리규범을 통해 결정된다. 핵심 내용만 요약하면 이렇다.
 
"우리의 책임은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의 수요자인 의사, 간호사, 환자와 자녀를 가진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대한 것이라 믿는다. 모든 직원은 각자가 한 인간으로서 대우 받아야 한다. 그들의 인간적인 존엄성을 중시하고 각 개인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생활하고 근무하고 있는 지역사회는 물론 세계 공동체에 대한 책임이 있다. 선량한 시민이 되어야 하며, 선행과 자선을 베풀고 적절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사회의 발전, 건강과 교육의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레드 페이스 테스트(Red face test)'라는 제도는 내부는 물론 고객에게까지도 상당한 신뢰를 더하는 부분이다. 이 제도는 자신이 내린 결정이나 행동을 가족들에게 얼굴을 붉히지 않고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는 것이다.

의료기기 및 문구 제조업체인 3M 역시 임직원들의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믿음경영의 대명사로 불린다.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초우량기업의 위상을 굳건하게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3M의 윤리기준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정교하다고 평가된다. 법률이 요구하는 것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3M의 윤리규정 매뉴얼 중에는 '선물증여’항목에서 "사업과 관련해 상대방에게 연간 50달러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할 수 없다. 여기에 커피나 도넛을 제외된다"는 식으로 실천방법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여보, 미안해요. 더 견딜 수 없소. 항상 옳은 일만 하려 했는데, 한 때는 큰 자부심이 이제는 사라졌소. 당신과 아이들을 사랑해요. 그러나 나는 이제 당신이나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소. 고통이 너무 크오. 용서해요." (2001년 12월 2일, 존 클리포드 백스터 엔론 부사장)

미국 최대 회계부정 사건인 엔론(Enron) 사태는 기업의 경영에서 투명성과 윤리성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유능한 경영자로 손꼽히던 존 클리포드 백스터 엔론 부사장은 결국 죽음을 선택했고, 제프리 스킬링 사장은 14년의 중형을 선고받아 현재도 복역 중이다.

소비자는 물론 사회의 신뢰를 잃은 기업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준 사례로, 경영현장 모든 관계자가 다시하번 생각해 봐야할 대목이다.  /<특별 취재팀=이강혁·김양섭·송주오 기자>





[뉴스핌 Newspim]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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