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작년 초 외환시장을 배회했던 '환율전쟁'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CNBC방송은 2일(현지시간) 일본 엔화가치의 급락에 대해 한국이 구두개입에 나섰다며 이는 환율전쟁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사진 : 뉴시스] |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3일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들어 급등락을 보인 엔/원 환율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출 경쟁국인 한국이 더 이상 엔화 약세를 두고 볼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하며 향후 환율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미즈호 은행의 비쉬누 바라탄 시장 연구원은 "현재 엔/원 수준은 한국기업들의 수출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향후 원화 가치가 엔화 대비 더 높아지기 전에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신흥국 중 예외적 강세 통화는 없을 것이기에 자국 통화 강세에 대한 개입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엔화 약세를 결코 내버려 두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AFEX 오스트레일리아의 데이빗 그린 수석은 "기술적으로 살펴볼 때 올해 달러/엔은 112엔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한국과 같은 아시아 수출국들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NY멜론의 마이클 울포크 선임 외환투자전략가도 "엔화 약세는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커다란 압박"이라며 환율전쟁 재점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작년 12월 미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이후 엔화 약세는 가속도가 붙었다. 작년만 달러화 대비 22%나 절하된 엔화는 최근 달러당 105엔까지 떨어지며 5년래 최저수준을 기록 중이다. 엔화는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도 1엔당 5.7360위안까지 떨어져 15년래 최저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