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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해외진출 키워드는 '네가 풀어야 나도 푼다'

기사등록 : 2014-01-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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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우리·신한銀 등 '상호호혜주의' 부각

[뉴스핌=노희준 기자] 인도에 사무소를 둔 IBK기업은행이 최근 인도 금융당국으로부터 의미있는 소식을 접했다. 지난해 4월 지점 전환의 인허가 신청을 냈지만, 8개월 동안 깜깜 무소식이었던 인도 금융당국에서 최근 보완서류 제출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진척이 없던 일이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인도 금융당국이 움직이기 시작한 데는 거꾸로 인도 최대은행인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가 국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국내 금융당국과 협의에 들어가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긍정적인 시그널을 받은 것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13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에 갈수록 '상호호혜주의'가 중요한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 속도와 폭이 해당 국가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의 진척 작업 등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기업은행의 경우도 인도 뉴델리에 사무소를 개설한 것은 2012년 11월이었고 지점 전환에 필요한 인허가 신청을 낸 것도 지난해 4월이었다. 하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인도 금융당국에서는 '보고 있다'는 얘기 이외에는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는 게 기업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지분 인수 승인에도 상호주의 이슈가 관련돼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으로부터 사우다라 현지 은행의 지분인수 최종승인을 지분 취득 후 1년 반만에 받았고, 신한은행은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 인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이 문제와 관련 공식적으로 상호주의 이슈를 제기했었다"며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인도네시아 금융기관의 접근을 용인해주는 조건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인도네시아 진출 인허가를 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감독당국간 공동 검사에 필요한 정보의 상호 교환, 시장진입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 전달 등의 내용으로 금융당국간 양해서한(LOU) 체결을 요구했고, 국내 감독당국도 내부 검토를 통해 LOU체결을 해줬다.

인도네시아는 인도의 경우처럼 자국은행의 국내 진출 사항이 걸려 있는 것은 없지만, 향후 해외 진출의 호의적인 여건을 조성하고 국내 정치 여건상 해외 선진 자본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국부 유출 등 부정적 내부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는 해외자본의 진출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배타적 국민정서가 형성돼 있다"며 "올해는 선거시즌과 맞물리면서 정부나 감독당국에서 상호주의 이슈를 제기할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동남아 국가는 인도차이나반도로 인접해 있는 데다 그들 간의 유대관계가 있기 때문에 인도 SBI의 국내진출 사례와 상호주의와의 연계성 이슈는 이웃국가에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부분 신흥국들은 상호호혜주의를 요구하는데, 정부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협상 테이블에서 줄 수 있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외진출이 우리 뜻대로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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