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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세에 임금인상 요구 전세계 확산

기사등록 : 2014-01-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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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임금인상 시위 확대…한국기업들 '긴장'

[뉴스핌=김동호 기자] 새해 들어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최저임금 인상 요구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임금을 동결해 온 미국을 비롯해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동남아시아 각국의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임금 수준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많은 동남아시아에선 최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유혈사태마저 발생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 패스트푸드점 직원 중심 '임금인상' 요구…오바마도 관심

작년부터 주택경기 반등과 함께 소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미국에선 맥도날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종업원들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수차례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기업들은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는 "현재 시급(최저임금)으론 제대로 먹고 살 수 없다"는 종업원들의 주장에 대해 "무상급식(푸드스탬프)을 이용하라"는 답변을 내놔 여론의 뭇매를 받았다.

[미국 유니온 광장 맥도날드 외곽에서 시위 중인 활동가들.[사진: AP/뉴시스]
미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수입이 법정 최저임금보다 낮은 근로자는 약 360만명에 이른다.

소득 불균형 문제가 사회 갈등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 정부도 발 벗고 나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최저 임금을 현행 7.25달러에서 10.5달러로 3달러 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8일 상·하원 합동회의 국정연설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최저임금 인상 계획에 반대하고 있어 의회에서의 갈등이 예상된다.

공화당측은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기업들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주(州)에선 이미 노동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등 5개 주는 작년에 이미 최저임금을 연방정부 기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렸다. 또한 메릴랜드와 사우스다코다 등 최소 5개 주가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준비 중이다.

◆ 동남아시아 사태, 국내기업들도 '주시'

중국에 이어 제2의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도 최근 연이은 최저임금 인상에 나섰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율로 인해 기존 임금 수준으론 노동자들이 생활을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하노이와 호치민 등 주요 도시의 최저임금을 기존보다 14~17% 가량 인상했으며, 향후 5년간 최저임금 수준을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캄보디아 정부 역시 다음 달부터 월 80달러 수준의 최저 임금을 100달러 수준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2018년까지 최저 임금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다 .

하지만 현지 상황은 녹록치 않은 듯 하다.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한국 봉제업체 앞에서 임금인상 시위를 하던 현지 근로자들이 당국의 무력진압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 현지 여론이 악화됐다.

[의류공장 노동자들과 대치 중인 캄보디아 경찰.[사진: AP/뉴시스]
지난 3일에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남부의 카나디아공단에 입주한 한국업체 앞에서 시위 중이던 5명이 진압군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으며, 9일에는 방글라데시 최대 무역항인 치타공에 조성된 한국수출가공공단에서 공단 근로자 1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숨졌다. 또한 캄보디아에선 이례적으로 공수부대가 시위 진압에 나서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이에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한국업체들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국가에선 한국기업이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노동자들의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수부대 투입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중요한 투자국가로 대우받고 있다.

◆ 중국, 과거의 저임금은 잊어라…소득격차 해소 중

동남아 국가들이 임금인상 요구 시위로 분란을 겪고 있는 반면, 중국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다. 과거 낮은 임금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은 최근 지속적인 임금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간 중국 경제가 고성장을 이어온 데다 소득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연일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작년 중국에선 26개 성(省)급 도시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평균 18%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최저임금을 올린 성급 도시는 전국 32개 가운데 베이징, 상하이, 광둥 등 26개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과 같은 수준이다. 다만 2011년(22%)에 비해서는 다소 낮았다.

월 기준 최저임금이 가장 많은 도시는 상하이로 1620위안이었으며, 시간당 최저임금은 베이징이 15.2위안으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최근 임금 인상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경제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비교적 적당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금과 같은 임금 인상이 계속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비용 부담 증가와 함께 구조조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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