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금융회사들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의 변신을 통해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무대로 들어서고 있다. 증권시보(證券時報)는 홍콩에서 노하우를 축적한 중국 본토 금융회사들이 중국자본의 해외진출과 금융개방 추세에 발맞춰 빠른 속도로 세계적 IB로 탈바꿈해가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2013년 중국 금융회사는 홍콩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에서 기업 IPO(기업공개) 주관사 실적 수량이 가장 많은 10대 금융회사 가운데 6개가 중국 금융회사였다. 주관사 수임료 기준 10대 금융회사 가운데 중국 금융회사는 절반인 5개에 달했다.
중국 금융회사의 급속한 성장은 홍콩에 진출한 글로벌 외국계 투자은행에게 위협이 되고있다.
린용(林湧) 해통국제(海通國際)증권 CEO는 "중국 금융회사가 홍콩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면서 외국계 투자은행이 홍콩 시장에서 밀려날까봐 노심초사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진출 20년을 맞는 중국 금융회사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홍콩 증시 침체와 글로벌 투자은행의 공격적인 진출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그러나 중국 본토와 홍콩 금융 시장 일원화와 중국 자본시장 개방 추진에 힘입어 최근 홍콩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게 됐다.
홍콩 진출 1세대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중국은행·공상은행 및 건설은행 등 소수 금융회사는 홍콩 시장에서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을 전개해왔지만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2세대인 해통국제증권·중신증권 및 교통은행 산하 투자은행인 보콤(BOCOM)이 IPO 시장에 뛰어들면서 홍콩 시장에서 중국 금융회사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재 상당수 중국 금융회사가 홍콩에서 IPO 주관사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마지막 3세대 중국 금융회사는 투자은행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홍콩에서 글로벌 업무의 기초를 다진 중국 금융회사는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내고있다. 중국의 최대 증권회사인 중신(中信·CITIC)증권은 2012년 리요네증권(CLSA Asia-Pacific Markets)을 인수해 투자은행 업무를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있다. 중신증권과 리요네증권의 첫 해외 시장 진출 실적은 필리핀 부동산 업체 비스타랜드의 달러표시 회사채권 발행이었다.
해통국제증권 역시 지난해 구조조정과 자본 확충을 통한 투자은행 업무 강화에 나선 후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싱가포르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사 설립을 위한 허가를 획득하고 이번달 22일부터 영업에 돌입한다.
중국 금융회사들은 위안화 국제화와 중국 경제성장이 한 창인 지금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홍콩 소재 중국 금융회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제성장, 기업의 해외투자 증가와 금융 시장 개방은 중국 금융회사가 국제 무대로 전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 홍콩 시장 진출 20년 간 전문성을 강화한 중국 금융회사는 본토 자원을 기반으로 해외업무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