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서정은 기자] 다음 달 코스피는 1879~2000p 사이에서 저점 형성 후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및 신흥국 시장 불안 요소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2월을 저점으로 차츰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란 분석이다.
뉴스핌이 27일 국내 13개 증권사의 다음 달 코스피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평균 1879~2000p로 나타났다. 저점으로는 1900p, 고점으로는 2000p를 예상한 증권사가 각각 6곳(46%)과 3곳(23%)으로 가장 많았다. 저점 최소치는 아이엠투자증권의 1800p, 고점 최대치는 메리츠종금증권과 SK증권의 2050p이다.
현재 국내 증시는 설 연휴 및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후 1시 57분 현재 전날보다 23.33포인트, 1.20% 하락한 1917.23을 기록하고 있다. 장 중 한 때에는 1899.76으로 1900 선 마저 무너지며 연중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홍순표 BS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거래가 줄면서 코스피의 쏠림이 커질 수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설 연휴 중 1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강화 가능성이 생긴다면 투자심리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기다 최근 아르헨티나발 금융불안 여파까지 더해지는 형국이다.
중국 1월 제조업 PMI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확장 기준선인 50선을 하회하고, 아르헨티나 통화 가치 폭락 등으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MSCI 신흥시장 주가지수는 새해 들어 8% 떨어졌다.
외국인 자금이 이탈함에 따라 브라질과 칠레 그리고 터키 증시가 5% 내리는 등 지난 일주일 동안에만 신흥국 증시는 4% 가량 급락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인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8372억원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3000억원 가까이 팔고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신흥국 불안 요인에 대해 작년 6월부터 계속 경고해 왔다"면서 "미국 테이퍼링과 맞물려 경상수지 흑자국 중 일부 국가들에서 돈이 빠져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흥국 불안 여파가 우리나라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금융 시장과 신흥국 금융 불안 우려가 제한적일 것인 데다, 우리나라의 펀더멘탈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환시장 불안 3개국인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의 경우 세계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따라 수출 경기가 뒷받침되고 있다"며 "중국리스크의 경우는 경기 이슈가 새로울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은 여타 신흥국대비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것은 이미 지난해 5~9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증명된 바 있다"며 "다만 위기의 초기 국면에서는 차별화보다 동조화 현상이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다음 달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저점 매수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흥국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추정이 나오고 있지만, 달러 강세가 아니므로 그 추정은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2월 초 중국 관련 우려로 일시 조정 있을 수 있으나, 환율 불안이 완화되면서 지수는 박스권 상단을 향할 것"이라며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